[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연일 30도에 가까운 더위가 이어지다 남부 지역에서 시작한 장마가 이번주 중부지역까지 북상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더위도 한풀 꺾이는 형국이다. 며칠씩 비를 뿌리던 장마가 소위 ‘물폭탄’으로 불리는 국지성 폭우로 바뀌었지만, 짧은 기간 동안 내리는 비로 인해 전국은 고온다습한 상태가 예상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세균의 번식이 활발해져서 수인성 전염병이나 식중독, 장염 등 각종 질환이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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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수인성 전염병ㆍ식중독 주의=수인성 전염병은 장티푸스, 콜레라처럼 열, 복통, 구토, 몸살 등을 일으키는 설사병을 이른다. 장마철이나 폭우로 인해 습도가 높을 때 주로 발생한다.
물을 매개로 발생하는 소화기 계통 전염병이 대부분으로, 음료수, 음식, 환자나 보균자와의 접촉으로 전염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습도로 인해 세균번식이 왕성하기 때문에 수인성 전염병뿐만 아니라 식중독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은 80%가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5월부터 9월 사이에 발생한다. 신선한 아침에는 괜찮았던 음식도 더워진 날씨로 인해 상하는 일이 빈번해진다.
발열과 함께 복통 등의 증상이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주변에 동일 음식을 섭취하고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에 치료는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재민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마철의 고온 다습한 환경은 세균이 증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며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음식물에 의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장마철 급성장염도 빈발=장염도 장마철 복통과 설사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염은 주로 대장에 흔하고 소장에도 염증이 올 수 있다. 주증상은 설사와 복통이지만 위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구토나 식욕부진의 증상을 보인다.
여름철에 장염이 흔한 이유는 고온 다습한 날씨로 인해 음식이 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식당의 불결한 위생시설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세균번식이 많다. 이렇게 세균에 오염된 상한 음식을 먹게 되면, 음식 자체나 세균에서 발생하는 독소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장마처럼 비가 많이 내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세균 증식이 활발해 위와 장에 감염을 일으켜 급성장염이 생길 수 있다. 급성장염은 구토, 설사, 복통을 동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비가 많이 내리는 기간에는 급성장염에 주의해야 한다.
급성장염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잘 먹지 못하고 먹더라도 소화와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탈수가 일어나거나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유사한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혜진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세균성 이질로 인한 장염은 적은 양의 세균으로도 걸릴 수 있다”며 “주로 깨끗하지 않은 물과 식품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내 습도 조절로 호흡기 질병 예방=습도가 높은 환경이 계속되면서 가정에서는 곰팡이나 곰팡이 포자의 증식을 막기 위해서 제습기를 이용해 실내 공기 중 습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에서 들어올 때 물이 많이 젖어 있는 옷은 최대한 짜내 물기를 없앤 뒤 말려야 한다. 장마철에는 중간 중간 보일러를 켜서 바닥을 말려 주는 것도 온돌 방식의 거주 공간에서는 습기를 없애는 방법 중 하나다.
사무실 등이 밀집된 거주공간에서는 중앙에서 냉난방을 조절하는데, 습도를 줄여서 공급할 수 있도록 공조시설의 세팅을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명준표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장마철에 습기 제거를 하더라도 외부에서 계속 습기가 들어오기 때문에 제습기 사용은 보조적인 방법”이라며 “장마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장마가 시작되기 전, 실내 청소, 환기 등을 통해 사전에 곰팡이를 제거하고, 집먼지 진드기 개체수를 줄여 주는 등 예방에 힘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