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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비리 의혹] 檢의 결론은 결국 ‘제식구(홍만표 등) 감싸기’였다
-법조계 “의혹 제대로 규명할 지 의문” 뜨악반응

-법조비리에서 홍만표 개인비리로 초라한 마무리

-검찰 내부 로비의혹 규명못해… “특검 불가피”

-진경준 검사장 수사결과도 비관적 전망이 우세




[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 기자] 검찰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에 대해 두 달 가까이 벌여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재판에 넘겼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0일 홍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2건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15억원의 조세포탈 혐의를 확인하고 구속기소했다.

이목이 집중됐던 검찰 내부 로비의혹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도박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을 상대로 홍 변호사의 로비 시도는 있었지만 수사팀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 측의 설명이다.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의 전관 로비를 수사해온 검찰이 내부 로비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홍 변호사의 개인 비리로 마무리지으면서 또다시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전직 검사장과 현직 검사가 엮인 법조계 최악의 스캔들로 거론된 이번 사건은 결국 홍 변호사의 탈세 혐의만 부각된 채 개인 비리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검찰은 정 대표 도박사건에서 ‘무혐의 처분’(2014년)과 ‘형량 깎아주기 및 보석 적의처리’(2015년) 결정을 잇달아 내려 홍 변호사와 최유정(46) 변호사 등 전관 변호사들로부터 청탁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넥슨 비상장주식 특혜매입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진경준 검사장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도박사건) 제보자가 출석에 불응하고 더 이상 증거를 발견할 수 없어 무혐의 처리했다. 정 대표가 1심 선고 후 도박 재활 프로그램에 2억원을 내놓겠다고 했고, 원정도박 알선업자 수사에도 적극 협조해 감경 구형했다”고 해명했다.

이는 처음 ‘전관로비’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 4월말 검찰이 1차 조사결과라며 발표한 내용과 똑같다. 수사팀은 정운호 사건을 담당한 당시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20여명을 이번에 엄정 조사했다고 하지만 그보다 진전된 결과는 내놓지 못했다.



홍 변호사가 지난해 정운호 사건 청탁을 위해 자신보다 후배인 최윤수 당시 3차장검사(현 국정원 2차장) 집무실을 두 차례 드나들고, 20여차례 통화한 사실까지 확인됐지만 로비는 실패했다는 게 검찰 측 결론이다. 최 차장도 “홍 변호사와 실제 통화한 것은 6차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콜키퍼(부재중 전화 알림) 등에 불과하다”는 해명 입장을 21일 검찰 기자단에 밝혀왔다.

결국 검찰이 내부로 칼을 겨눴다가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한 채 서둘러 끝내면서 제식구 감싸기 논란은 다시 터져나왔다. 여기에 정 대표의 브로커이자 홍 변호사의 고교 후배인 이민희(56) 씨가 도피생활 중 재경지검 차장검사와 지속적으로 통화한 사실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검찰의 ‘깜깜이 수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을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던 이승태 대한변호사협회 윤리이사는 “검사들도 이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실체를 밝히려면 특검을 임명해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이 여론에 떠밀려 무리하게 기소해 희생양을 내는 게 더 문제다. 검찰이 참 비정한 조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사건을 홍 변호사의 개인 일탈로 국한하고 서둘러 봉합한 검찰의 수사방식을 지적했다.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이번 홍 변호사 수사결과가 진경준(49)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서울고검 박모(54) 검사에 대한 수사결과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진 검사장은 게임회사 넥슨으로부터 빌린 4억원으로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샀다가 매각해 12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둬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가 수사 중이다. 박 검사는 정 대표가 감사원의 서울메트로 감사 무마를 위해 1억원의 로비자금을 건넨 창구로 지목되면서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로서는 연이어 자기 식구를 수사해야 하는 난제에 부딪힌 셈이다.

그러나 검찰의 홍 변호사 사건 처리방식에 비춰 두 현직 검사에 대한 수사결과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사실 이번 홍 변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지금은 검찰이 중간 수사결과라고 해서 앞서 나가고 있지 않지만 이대로 수사가 종결된다면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특검 요구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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