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국, 테러 안전지대 맞나? ①] 인터넷ㆍ다문화…“한국 ‘외로운 늑대’ 발생조건 충분”
-사회 이질성 심화가 극단주의 성향 불러

-SNS가 극단적 신념 강화, 확산

-테러 단체와의 접촉 모니터링 해야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한국 내 다수의 주한미군 기지와 우리 국민 1명을 테러대상으로 지목하면서 한국 역시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불황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다문화 사회 진입으로 이질성이 높아진 우리 사회도 갈등 관리에 실패할 경우 극단주의에 빠진 ‘외로운 늑대(lone wolf)’에 의해 자행되는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지난해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에서 확보한 영토의 22%를 잃고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는 등 약화되면서 약점을 은폐하기 위해 테러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은 전세계 테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한국 내 주한미군과 우리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가운데 한국 역시 자생적 테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세계의 ‘외로운 늑대’에게 테러를 통한 성전을 수행할 것을 선동하는 IS의 잡지 ‘DABIQ’ 표지.

문제는 아부 알아드나니 IS 대변인이 전세계의 극단주의적 성향을 가진 이들을 향해 “네가 너희 나라에서 할 작은 성전은 시리아ㆍ이라크의 큰 성전보다 더 효과적이고 서방에 더 치명적이다”며 자생적 테러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로부터의 지휘나 지원을 받지 않는 ‘외로운 늑대’들이 벌이는 테러는 준비 단계에서 사전에 인지하거나 차단하기가 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슬람교의 영향력이 비교적 적어 이슬람 극단주의에 기반한 테러 가능성은 적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여전히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S의 공식 홍보 책자 다비크(Dabiq)가 밝힌‘십자군 동맹국’에 한국도 포함돼 있어 국내에 체류하는 이슬람 국가 출신 극단주의 세력이 테러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갈등은 잠재적 테러의 씨앗이다. 국제 결혼이나 이주노동자의 증가로 사회의 이질성이 심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늦었다는 점이 문제다. 오세연 세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면서 피부색이나 언어에서 오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늘어나고, 이는 다문화가정 2세들과 외국인을 고립시켜 반한 감정을 갖게 만든다”며 “이는 테러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터키와 시리아를 거쳐 IS에 자진 가담한 김모 군이나 자신과 정치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신은미 씨 강연회에서 황산테러를 자행한 고등학생 사례는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테러 전문가들은 “‘외로운 늑대’는 개인적 좌절과 분노를 정치적ㆍ사회적ㆍ종교적 억울함과 결합시켜 신념을 만들어 간다”고 설명한다. 경제적 좌절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 역시 테러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보통신 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된 한국사회의 특성은 이같은 극단주의적 성향을 보다 증폭시키는 확성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과 트위터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극단적 성향과 믿음을 증폭시키는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1~7월부터 국내 웹 상에 IS 가입을 선동하거나 신념을 지지하는 글들이 수백건 씩 올라와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8월부터는 참수 동영상이나 전쟁 훈련 동영상 등 자극적인 영상들이 퍼날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로운 늑대’가 자발적 판단으로 테러를 자행하기는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외부 테러단체와 접촉하면서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지기도 한다. IS는 유투브 등에서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을 모집하고 선동하기 위해 온라인 훈련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전사들이여, 캠프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지 말라. 이제 집에서 혼자 또는 형제들과 어울려 훈련을 받으라”고 선전한다. 세계 이슬람 미디어전선(GIMF)는 급조 폭발물(IEDs), 공대지 미사일, 비행기술 등을 비디오로 제작ㆍ게시해 ‘외로운 늑대’의 테러를 기술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정육상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테러단체나 극단주의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는 소외계층 청소년 등 취약인물의 사이버상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예방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