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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메이커·트럼프 저격수로…힐러리의‘정적’들이 뭉쳤다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정적이었던 이들이 뭉쳤다. 과거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현재 경쟁을 벌이고 있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협력을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의 ‘킹메이커’로,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저격수’로 변모한 순간이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에서 만남을 갖고 힐러리를 중심으로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힐러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샌더스는 경선을 완주 의사를 고집하면서도 “조만간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을 만나 트럼프를 꺾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상류층 1%뿐만 아니라 전국 미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드는 데에 함께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샌더스는 부의 공정한 분배, 월가 개혁 등 좌파적인 어젠다 실현에 평생을 바쳐왔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매체들은 샌더스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힐러리를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샌더스는 힐러리가 중도주의적인 성향을 자유주의로 전환하게 한 ‘게임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의 ‘킹메이커’로 등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힐러리의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힐러리 보다 더 대통령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녀를 지지한다. 얼른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5일 대표적인 경합주로 꼽히는 ‘러스트 벨트’(Rust Beltㆍ쇠락한 공업지대)의 위스콘신 주(州)를 시작으로 힐러리 지원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힐러리의 전(前) 정적과 현 정적이 힐러리의 대권가도에 힘을 실어주게 된 이유는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때문이다. 이들은 트럼프 저지와 민주당의 대선 승리라는 대의명분을 이루기 위해 경선과정에서의 분열을 접어두고 당 통합에 힘쓰기로 다짐했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은 물론, 히스패닉계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데다 샌더스 의원은 백인과 청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비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힐러리의 이미지 개선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도 힐러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워런 상원의원은 개혁적인 성향이 강해 ‘힐러리 대항마’로도 꼽힌 다. 그는 월가개혁을 추진하는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의 특별고문을 지내면서 각종 금융개혁법 입안에 나섰다.

민주당은 힐러리를 중심으로 결속을 다지기 시작한 가운데, 트럼프를 중심으로 일찍이 대통령 후보가 확정된 공화당은 분열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트럼프 대학 재판을 담당한 판사가 멕시코계라며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을 계속하면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아들과 공화당 서열 1위인 폴라이언 하원의장이 강하게 비난하고, 마크 커크 상원의원이 지지를 철회하는 등 공화당 결속력에 균열이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

힐러리는 8일 WP, 폭스 뉴스,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주요 언론과 릴레이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대학’ 사기 의혹 사건과 멕시코계 연방 판사에 대한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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