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박병국ㆍ유은수 기자]새누리당에서 국회의장을 야당에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석 새누리당원내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보하겠다, 야당에서 국회의장 하시라고”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을 만나 “야당한테 의장 양보하겠다, 결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전해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은 여당에서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은 당연히 새누리당에서 가져와야 한다”며 “운영위원장은 무조건 여당이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의장을 야당이 가져가면 법사위는 당연히 여당 몫”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장을 양보하기로 한 것은 8선으로 국회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서청원 의원의 결심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정 원내대표는 “서청원 전 대표가 물꼬를 터주셨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야당에 양보한 것은 원구성 지연에 따른 국민 여론의 악화와 법사위ㆍ운영위 등 핵심 상임위에 대한 고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열고 막판 조율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압서 야권은 원구성 협상 지연에 대해 새누리당 책임을 집중 성토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관행상 1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하는 건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이를 두고 새누리당이 반드시 국회의장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실질적으로 개원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새누리당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집권당이 참 무책임하다는 걸 절감했다”며 “아무리 양보하고 성의를 표시해도 계속 진흙탕으로 잡아당기면 도리없이 진흙탕으로 빠져가는 무력감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자유투표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게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협상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민주와 사전 합의하지 않았고 새누리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적도 없다”며 “국민의당이 의사표시를 하면 원 구성이 안 된다. 선도정당의 역할을 하고자 자유투표를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자유투표 안을) 받아들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 이날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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