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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서 20만명 집결 성소수자 축제
[헤럴드경제] 지난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성 소수자 축제 ‘게이 프라이드’(Gay Pride)가 열린 텔아비브 야포 거리. 하다스 바루킨(56·여) 씨는 환한 표정으로 기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스라엘 중장년 레즈비언 모임 회원인 그는 약 5시간의 퍼레이드 내내 파트너와 함께 대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날 2.5㎞ 거리 퍼레이드에는 텔아비브 인구 절반에 달하는 20만 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참가자 대부분은 20∼30대였지만, 청소년이나 머리가 하얀 60∼70대도 쉽게 눈에 띄었다.

미국과 스웨덴,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 온 성 소수자들도 퍼레이드에 동참해 분위기를 띄웠다.

◇ 동성애자 인구 25%…게이 천국 ‘텔아비브’텔아비브에서 성 소수자 축제는 꽤 오래 전 정착했다.

동성애를 주제로 한 퍼레이드와 축제는 1993년부터 텔아비브 일반 시민 사이에 소규모로 진행됐다.

1997년부터는 시 재정 지원 아래 대표 축제로 떠올랐다. 올해 텔아비브 시는 동성애 축제에 100만 달러(약 11억8천만 원)를 지원했다텔아비브는 전 세계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성 소수자 축제 예산 전액을 지원하는 유일한 시이기도 하다.

텔아비브 시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체 인구 840만 명 가운데 동성애 등 성 소수자 비율은 약 10%다.

인구 43만 명의 텔아비브에서 이 수치는 25%대로 올라간다.

론 훌다이(71) 텔아비브 시장은 이날 축제 참가자들을 “친구”라고 부르며 “행진을 이스라엘 밖 중동, 지구촌으로 넓혀나가자”고 말했다.

◇ 성 소수자 국회의원도 알고 보면 ‘평범’“이스라엘 보통의 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겪습니다.”아미르 오하나(40) 리쿠드당 의원은 지난 2일 텔아비브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자신을 “특별하지 않다”고 소개했다.

그는 동성애자로서 11년째 파트너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 중이다. 대리모가 낳아준 두 자녀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이기도 하다.

오하나 의원은 지난 연말 이스라엘 국회(크네세트) 구성원이 될 때부터 남다른 이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속한 리쿠드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집권당이다.

변호사이자 정보기관 신베트 출신인 그는 당의 색에 맞춰 테러, 팔레스타인 충돌 등 민감한 사안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당에서는 진보로 분류된다”며 “보수와 동성애를 연관 짓기가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동성애는 진보나 보수를 떠난 인권 문제”라며 “서안 예리코를 통해 망명 온 요르단 무슬림 등 중동 지역 동성애자 보호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못마땅해 하는 의원들이 있다”면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성 소수자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하는 등 태도가 바뀌었다”고 옹호했다.

그는 인생에서 남은 과제 중 유대교 랍비가 인정하는 결혼식을 손에 꼽았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 캐나다 등 해외 결혼을 유효로 여긴다. 그래도 내나라 법에 따라 랍비 주례로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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