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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메트로, ‘2인1조 근무’ 서류조작 지시 일부 시인

-서울시의회 업무보고…"서류조작 사실 이번알았다”

-정수영 사장 직대 “구의역 사고 수습후 사퇴할 것”

-일부선 “사태수습 핵심자 불러 놓고 뭐하는 짓” 비난



[헤럴드경제=이진용ㆍ강문규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안전문(스크린도어) 정비 외주업체 직원 김모(19)씨 사망사고와 관련해 서울메트로는 3일 스크린도어 정비용역업체에 2인 1조로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사실을 이번에 알게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은성PSD 설립 당시 125명 가운데 무려 90명이 서울메트로 출신인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메트로 정수영 사장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6층에서 열린 시의회 특별 업무보고에서 “작년 강남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하는 은성PSD와 유진메트로에 1인1조 근무한 것도 2인 1조 근무한 것처럼 허위로 꾸미라고 시킨 것이 사실이냐”는 질의에 “일부 그런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업무보고에서는 서울메트로를 향한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서울메트로가 은성PSD를 상대로 맺은 ‘갑질 계약’을 집중 추궁했다.

김상훈 의원은 은성PSD가 승강장 안전문 고장 사고 발생 시 원상복구와 손해배상에 대한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조항 등을 지적하며 “이 계약을 보면 누가 보아도 사고는 예견된 것”이라며 “서울메트로는 처음부터 이를 알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것은 ‘슈퍼 갑질’이다. 상대편에 대한 지시사항이지, 이것이 어떻게 계약이라 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직무대행은 “2011년 설립 당시 서울메트로 출신은 90명이었지만, 퇴직 등으로 남은 이는 현재 36명”이라며 “서울메트로 출신의 연봉은 평균 5100만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5년 내 퇴직한 이가 태반이었다는 점에서 실제 현장 업무와는 무관한 고연봉ㆍ고령의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은성PSD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직무대행은 이들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주로 관리업무ㆍ시설물 상시점검ㆍ비상대기 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기본적인 순회점검에는 비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나간다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1∼4호선에서 유독 스크린도어 고장이 많이 일어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직무대행은 “건설 당시부터 사실 문제가 많았다”며 “너무 짧은 기간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다 보니 외국 기술이 제대로 표준화되거나, 우리 기술화되지 않은 채 설치돼 문제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부실 시공된 것을 가지고 운영하다 보니 많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에 시의회에서 특별업무 보고를 받는 것이 맞는 것이냐는 문제도 제기 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모두가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하는데 사태수습 핵심자들을 모두 시의회에 불러 들여 그동안 감시감독을 못한 책임을 모두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에 떠넘기려는 구태를 벌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울메트로가 올바로 자리매김할수 있도록 서울시의회는 인사와 각종 이권개입등의 압력행사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도 상가에도 김명수 전 서울시의회의장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당시 김명수의장이 김익환 서울메트로사장에게 민원을 안들어 준다고 고성으로 욕설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한편 정수영 사장 직무대행은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나서 구의역 사망사고에 무한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리에 연연할 생각이 없고 앞으로 사퇴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 직무대행이 구의역 사망사고와 관련해 전반적인 책임을 지겠다 밝힌적은 있지만, 사퇴 의사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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