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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전야 증권街] 잇단 매각ㆍ합병…“나 떨고 있니?”
[헤럴드경제=박영훈ㆍ문영규 기자] “증권사간 업무가 많이 중복돼, 매각이나 합병을 하면 결국 구조조정을 할수 밖에 없을 텐데…직원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증권사 관계자)

여의도 증권가에 구조조정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증시 불황에 잇단 매각, 합병 등 증권가 ‘새판짜기’가 가속화되면서, ‘증권맨’들 사이에는 ‘고용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오랜 기간 ‘박스피(박스+코스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증권사마다 잇단 대규모 감원으로 지난 3년간 6000여명의 ‘증권맨’들이 여의도를 떠났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인수,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에 이어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에 하이투자증권까지 매물로 나오면서 증권가는 다시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의 격랑에 휩싸였다.

합병된 모 증권사의 경우 300여명의 인력 구조조정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피인수기업 또는 피인수가 예상되는 증권사 직업들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고, 일부는 노조를 중심으로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연일 벌이고 있다. 

매각이 발표된 이후 하이투자증권 직원들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회사 매각에 따라 영업환경이 많이 바뀌면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것 같다”며 “직원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완전고용을 위한 노사공동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최근 KB금융에 인수된 현대증권 직원들은 본사 앞에 고용안정을 주장하는 플랜카드를 내걸었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회사측 방침에도 불구하고, 피인수된 미래에셋대우 직원들 역시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증권가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여의도의 ‘증권맨’수는 갈수록 크게 줄고 있다. 1년사이 국내 64개 증권사의 정규직원 수가 2만8401명에서 2만7274명으로 1127명이나 줄었다. 

증권가의 ‘꽃’으로 불리는 애널리스트(연구원)들은 직접 수익을 내는 인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구조조정 1순위가 되고 있다. 한때 선망의 직업이였던 증권맨의 연봉이나 안정성 등 고용 조건도 예전같지 않다.

무엇보다 증권사간 인수합병(M&A)따른 업무 효율성으로 인력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간 잇단 합병과 매각을 앞두고 증권가에 폭풍전야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증권사간 합병과 매각이 마무리되면 증권맨들의 이동과 이탈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훈ㆍ문영규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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