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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영화 복합 문화ㆍ교육공간 필요”…한국영화박물관 건립 추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오는 2019년이면 한국영화의 역사가 100년이 된다. 한국영화는 1919년 단성사에서 상영된 최초의 활동사진 ‘의리적 구토’를 시작으로 굴곡진 근현대사를 기록해 오며 지금에 이르렀다. 최근 들어 한국영화는 해외 유명 영화제와 할리우드에 진출한 영화인들을 점차 많이 배출하고 있다. 영화 수출도 활발하다.

영화인들이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기 위한 장소인 한국영화박물관의 건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미래 세대에 비전을 전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국영상자료원은 2일 ‘한국영화박물관 건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발표를 맡은 박신의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영상자료원이 상암 본원에 구축하고 있는 영화박물관의 경우 지금의 한국영화산업의 규모에 비춰본다면 충분치 않은 규모”라며 새 영화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현재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 문화콘텐츠센터 1층에 자리한 한국영화박물관은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관을 포함해 300평 정도의 소규모 시설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이 2008년부터 자체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상설관에는 한국영화역사 개요와 사진자료 등이 간추려져 있고, 기획관에서는 테마별 전시가 마련된다. 지금까지는 1년에 2편 정도의 기획전이 개최되어 왔다.

박신의 교수는 “현재의 영화박물관은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박물관 고유 기능을 모두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한국영화사를 연구하고 한국영화의 발전을 기록하며 영화 문화유산인 필름을 연구, 보존할 수 있는 거점 공간 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4월 기준으로 보유중인 국내외 영화필름 2만2945개, 디지털 시네마 1252개, 비디오테이프 3만4778개, 음향자료 1만34855개, 이미지자료 21만1780개, 문헌자료 7만2826개, 기타 기자재, 소품, 박물류 등 기타자료는 590개에 달한다. “쌓이는 자료를 대중에게 공개할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중국 등 인접국가에서는 영화박물관 건립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에서는 2013년 상하이 영화박물관이 개관했다. 1만5000㎡(약 4500평) 규모의 시설에 3000여 점의 전시품이 소장돼 있다. 또 미국은 할리우드 영화인들과 메이저 영화사들을 중심으로 40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로스엔젤레스(LA)에 대규모 영화박물관을 짓고 있다. 

[사진=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영화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호주 멜번의 ACMI, 네덜란드의 아이 인스티튜트(EYE Institute) 등은 자국 영화를 대표해 문화ㆍ역사ㆍ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박물관의 모범 사례들이다.

김흥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미국 LACMA의 경우 건립이 수차례 지연되다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중심으로 한 영화인들이 적극적으로 펀딩에 나서면서 마침내 건립이 실현됐다”라며 “한국 영화인들의 지지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화박물관이 건립된다면 복합 문화ㆍ교육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재란 순천향대학교 영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영화‘역사’박물관의 의미를 넘어서 미래 세대에게 영상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어떤 꿈을 줄 수 있는지, 우리에게도 어떤 의미였는지를 보여주는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를 직업으로 삼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영화박물관이 영화라는 직업에 감독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교육적인 기능까지 갖추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건립 추진 단계에 들어간다. 류재림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어느정도 교감이 된 상태”라며 “연구용역을 위한 내년도 예산 책정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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