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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과잉ㆍ단타청약’의 그늘…지방 소도시 청약 미달 속출
-5월 비수도권지역 34%는 청약 미달
-부산 등 광역시 제외 지방 소도시 ‘빨간불’
-지방의 기존 아파트 매매가도 2달째 하락 중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전북 임실군 임실읍 이도리에 짓는 ‘임실 코아루 더 베스트’는 임실 내 첫 고층 아파트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7일 개관한 견본주택 조차 지역 최초였다. 다채로운 경품 제공 때문인지 견본주택에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청약 접수 결과는 비참했다. 중소형으로만 전체 230가구 모집에 ‘기타지역 1순위’에서 단 2건이 접수된 것.

임실 뿐이 아니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에 공급하는 ‘정선 고한 센트럴하임’은 더 했다. 총 299가구 모집에 청약 결과 ‘기타지역 1순위’ 1건이었다.

올 봄 달아오른 신규분양 청약 열기가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은 비켜가고 있다.

지난달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전국 시행으로, 집단대출이 가능한 신규분양 시장이 반사이득을 볼 것이란 전망이었지만, 지방의 시군구는 예외였다. 청약이 ‘0’건인 단지와 대거 청약이 미달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비수도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첫 달인 지난달 비수도권에서 청약을 진행한 사업장(임대주택 제외)은 모두 38곳으로 수도권(17곳) 보다 두배 이상이었다. 비수도권에서 청약 미달인 사업장은 모두 13곳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1순위 마감 단지가 16곳(42%)으로 가장 많았지만, 대부분 부산, 광주 등 광역시 물량이었다. 지난달 부산에서 청약한 사업장 8곳 중 7곳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했다. 2순위 마감은 9곳(245)으로 나타났다.

청약 접수가 ‘0’건인 사업장도 2곳 있었다. 전남 진도군 진도읍 남동리 ‘진도 청림 모드니애’와 충북 진천군 덕산면 용몽리 ‘충북 진천 우방아이유쉘’은 각각 47가구, 92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 신청이 아예 없었다.

‘서귀포 데이즈힐’이 3건, ‘제주 일도 캐슬휘닉스’ 8건, ‘오라동 벽강하이본 타워4차’가 19건 등으로 제주도 사업장 4곳 중 3곳이 미달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부영이 짓는 ‘마산 월영 사랑으로 부영’은 총 4298가구 모집에 77%인 3343가구가 미달했다. 전용 84㎡~149㎡의 중대형인 데다, ‘계약금의 20%’로 문턱이 높았던 탓이다. 분양 성적이 나쁘자 부영주택은 지난 2일 청약 조건을 바꿔 계약금을 10%로 내리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전국에서 쏟아진 분양물량은 사상 최대인 7만4895가구. 분양 과잉이다. 그런데도 전매제한 완화와 1순위 청약통장 요건 완화로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린 ‘단타족’이 신규분양 시장에 몰리면서, 수도권과 부산의 청약경쟁은 뜨거웠다.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수도권 사업장 17곳 중 미달 단지는 ‘의정부 민락2지구 B11 대광로제비앙’ 1곳 뿐이었다. 이 사업장은 전체 420가구 모집에 청약 접수는 34건에 그쳤다. 서울과 동탄, 시흥목감, 과천, 광명 등지 사업장 8곳이 1순위에서 청약접수를 끝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 봄 분양 시장 활황은 정보수집을 통해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을 노린 단기 투자자들이 만들어낸 ‘착시’ 일 뿐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경기가 불확실하자 ‘한탕’을 노려 짧고 가볍게 투자하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고, 그 속에서 체질이 허약한 지방은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실제 KB국민은행,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기존 아파트 매매가는 2달째 하락 중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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