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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부실채권 비율 5년만에 최고, 은행들 대책 마련해야
결국 올 것이 오고 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쓰나미가 금융권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은행 부실채권이 31조원(3월말 현재) 이상 쌓였다. 지난해 말보다 3개월만에 1조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조6000억원 늘었다. 금액상으론 2001년 3월 말(38조1000억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여신도 증가하니 부실채권도 절대금액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비율이다. 은행권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이 차지하는 비율은 1.87%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때인 2010년 3월의 2.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다. 비상 상황에 접어들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미국은 1.54%, 일본은 1.53%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다. 암울하다. 점점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우선 부실채권은 대부분 기업에서 생겨나고 그것도 대기업에 몰려있다. 전체의 90% 이상이다. 기업 부실채권비율은 2014년 말 2.09%에서 작년 말 2.56%, 올해 3월 말 2.67%로 수직 상승중이다. 대기업만 보면 부실채권 비율이 3월 말 4.07%로 작년 말보다 0.31%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은 1.61%로 오히려 0.03%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으로 가는 징조는 연체율에서 먼저 나타난다. 역시 좋지않은 시그널이 계속 나온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 1월 말 0.92%로 한 달 동안 0.14% 포인트나 급격히 올라갔다. 특히 대기업만 보면 연체율은 1.14%에 달한다. 심각한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 4월 말 대기업의 연체율이 0.87%로 다소 낮아졌지만 앞으로 부실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은 점점 높아져 간다.

부실채권은 떼인 돈으로 본다. 그게 늘어난다는 건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조선사들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아직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동안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7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13조3000억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어야 할 규모가 커진다.

몰랐던 일이 아니니 조선 해운의 구조조정이 은행권의 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대책에는 만전을 기해야 한다. 조선, 해운뿐 아니라 철강을 비롯한 주요 업종에서도 부실채권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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