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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우환 위작 사고 판 갤러리들 ‘직격탄’ 맞을까
-위작 수사 1년…위조 총책 검거 성공하며 수사 급물살
-경찰. 유통경로ㆍ소장처 등 다수 파악…수사 확대여부 관심
-이 화백 작품값ㆍ위작 사고 판 갤러리들 타격 입을지 주목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압수 수사중이었던 이우환 화백의 작품 13점이 모두 가짜로 밝혀짐에 따라 향후 경찰의 위작 수사가 어떤 식으로 확대될지 미술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감정 결과 위작으로 판명된 이 화백의 작품은 1970년대 말 ‘선으로부터(From line)’와 ‘점으로부터(From point)’다. 그동안 미술시장에서 수십억대에 거래돼 왔던 작품들이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향후 위작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위작을 사고 판 갤러리들을 계속 수사 중에 있으며 위조범들이 국내에 유통시킨 그림을 추가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15일 K옥션에서 열린 경매에서 4억9000만원에 개인 컬렉터에게 낙찰된 이우환 화백의 1978년작 ‘점으로부터 No. 780217’. 경찰은 올해 1월 초 K옥션으로부터 이 그림을 압수해 수사했고 2일 위작 결론을 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수사 급물살…위작 사고 판 갤러리까지 확대될까=경찰 인지 수사는 2014년께 시작됐다. 2012~2013년 인사동 일부 화랑에서 이 화백의 위작들이 수십억원에 유통됐다는 첩보를 받고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위작 유통에 가담한 화랑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펼치고, 화랑 간 자금 흐름까지 파악했다. 지난 1월 중순에는 경찰이 공식 의뢰한 민간 감정기관 3곳이 “모두 위작”이라는 감정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 경과 및 결과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된 건 지난 5월, 위작에 가담한 유력 용의자 현 모씨(66)가 구속되면서다. 현 씨는 수사를 피해 지난해 7월 일본으로 도주했다가 지난 4월 일본 경찰에 검거돼 한달 후 국내로 송환됐다.

미술계에서는 위조ㆍ유통에 관여한 국내 갤러리들까지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압수된 13점 이 외에도 위작으로 의심되는 이 화백 작품의 소장처를 다수 확보하고, 유통 경로까지 대부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위작을 갖고 있던 인사동 K화랑에 최종 유통 창구로 보이는 국내 대형 갤러리로부터 50억원이 흘러 들어간 정황도 이미 포착된 상태다.

이우환 그림 값 영향 미칠까=‘단색화’ 작가로 불리는 이 화백은 현재 국내 생존 작가 중 작품값이 가장 높은 작가 중 한 명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지난해 말 단색화 계열 주요 작가들의 경매 낙찰 총액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10월까지 총 낙찰 총액이 약 78억원(2014년 약 86억원)으로 김환기, 정상화, 박서보에 이어 네번째로 높다.

특히 1970년대 점ㆍ선 시리즈는 이 화백 작품 중 가장 비싸게 팔려 왔다. 2014년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1976년작 ‘선으로부터’가 216만5000달러(약 23억7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술시장이 위작설이 돌기 시작한 2014년 말부터 이 화백 작품 거래가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특히 위작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1970년대 말 점ㆍ선 시리즈 거래는 아예 실종됐다.

경찰 수사가 확대될수록 이 화백 작품 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화백 작품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돼 왔기 때문에 파장이 예상된다.

경찰 감정에 참여했던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은 “최근 해외 대형 경매회사도 이 화백 작품에 대한 진위 여부를 연구소에 물어 왔고 99% 가짜일 확률이 높다고 하자 경매 출품이 취소된 바 있다”고 말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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