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중국 IT기업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권을 침해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기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삼성전자가 자사의 4세대(G) 통신 표준 관련 특허 11건을 침해했다면서 소송을 냈다.

화웨이는 이날 “삼성과 그 계열사들이 화웨이 기술을 이용하는 제품을 판매해 수십억 달러를 벌었다”면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현금 배상을 요구했다. 삼성이 4G 휴대전화 기술과 운영시스템,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를 허가받지 않고 사용했다는 게 주된 주장이다.

이날 화웨이가 미국 법원에 제출한 소장은 총 47쪽 분량이다. 이날 일부 공개된 소장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에서 삼성전자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포함돼있지 않았다. 다만 영업비밀 보호 등을 위해 비공개된 부분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웨이는 중국 선전 인민법원에도 이와 유사한 특허침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화웨이의 대외업무 담당 부사장(VP) 윌리엄 플러머는 AFP통신에 “우리는 협상을 통해 라이선스 관련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소송을 내는 길을 가야만 하는 것은 매우 불운한 일이지만, 이런 기술들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를 선도하는 1위 기업으로서 투자를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가 애플, 퀄컴, 에릭손 등 많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 제기는 그동안 특허분쟁에 있어 중국 기업들이 소송대상이 돼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현재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소장을 면밀히 살펴본 후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세계 3위 휴대전화 제조사다. 중국 제조사 중 처음으로 연간 스마트폰 판매 1억대를 넘어섰다.

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