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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앞둔 조선업계…'살려달라' 절박 홍보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정부와 주채권은행 주도하에 고강도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는 조선업계가 절박한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구조조정의 핵심 대상인 대우조선해양은 대표가 직접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우리는 다른 회사와 다르다’는 사실 홍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외 법인의 재무구조 부실 보도에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반박 자료를 내며 자구안 수위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전날 대우조선 청계천 본사 사옥에서 한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사장 비서도 모르게 진행됐고, 할 말이 많았던 정사장은 대우조선의 강점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말까지 스트레스 테스트가 진행중이다.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 오는 6월에는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보고해야 한다. 자구안에는 본사 매각 등 자금 확보 방안, 인력 구조조정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정 사장은 인터뷰에서 ‘빅3의 생산설비 30% 감축’을 제안했다. 곧 추가 자구안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까지 묶어 ‘생산설비 감축 동참’을 역제안한 것이다. 정 사장은 또 대우조선 해체 방안에 대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고, 저가 수주 논란에 대해선 ‘원가 절감 덕분에 가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 인터뷰와 관련 “지금 조선업계에 사단이 생긴 것은 대우조선 때문이다. 구조조정 대상이 마치 정부 관계자처럼 얘기를 해서야 되겠냐”며 “왜 다른 회사 생산설비를 줄이라 마라 얘기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원가 절감 덕분에 저가 수주가 가능했다면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은 왜 발생 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대우조선은 최근 LNG화물창 독자시스템 개발과 FLNG선 인도 등 회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현대중공업은 ‘탈(脫) 대우조선’이 홍보 주력 포인트다. 이미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현대중공업은 추가적인 인원 감축과 자산매각 방안을 꺼내놓으라는 채권은행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주채권은행 요구에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내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로 묶여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동일 선상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 수조원대의 세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과 자체 회사 역량으로 지난 1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회사가 ‘도맷금’으로 함께 묶여 같은 수준의 자구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오는 20일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하는 삼성중공업도 자구안 강도 낮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나이지리아 법인의 부채 6807억원 가운데 6544억원은 외부 차입과는 무관한 선수금, 매입채무다. 심각한 재무위험 상태와는 다르다. 나이지리아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2300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잘못된 정보로 회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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