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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삐~ ’ 내 귀에 도청장치가?
-이명, 고음 청력소실의 신호탄



[헤럴드경제=김태열기자] 자영업자인 류 모씨(580 는 얼마 전부터 갑자기 귀에서 ‘삐~뚜~끼~’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류 씨는 간간히 들려오는 ‘삐~ ’ 소리 때문에 어디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귀에서 벌레가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해서 손으로 본인 귀를 갑작스럽게 때려보기도 했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결국 병원을찾은 류 씨는 고음 영역에서 난청이 시작되어 이러한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고, 청력검사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듣고 알맞은 투약을 한 후에야 삐~뚜~끼~ 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없는 소리가 들린다, ‘이명’ = 이명이란 외부 소리의 자극과는 관계없이 한쪽 또는 양쪽에서 원치 않는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증상이다. 대게 난청, 현기증, 이충만감(귀에 뭐가 가득 차있는 느낌), 이통 등의 증상과 두통, 전신권태 등의 전신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전 인구의 약 15%에서 5분 이상 지속되는 이명을 경험하며 수면에 심한 장애를 주는 중등도 이상의 이명은 약 8%, 일상생활에 극심한 지장을 주는 경우는 약 1%에 이른다. 심한 경우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명의 원인은 청력 소실로 인한 난청이 가장 많으며, 이외에 혈관성 이명, 근육성 이명이나 교통사고, 메니에르병 같은 귀압, 약제, 종양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명이 발생한다. 따라서 원인을 알고 이에 맞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력이 손실되면 벌레소리, 바람소리 들려=이명의 대부분은 높은 음역대의 청력소실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라디오, 텔레비전 등 기판이 고장나면 지직거리듯, 청각세포가 손상되면 이명이 나타난다.

신경의 노화로 이루어지는 노인성 난청이나 소음에 의한 소음성 난청이 그렇다. 노인성 난청은 벌레소리, 바람소리 같이 길게 유지되는 소리들이 많다. 40대, 50대 이후의 중년 남녀성이 갑자기 이명이 나타날 수 있는데, 고음에서 난청이 시작되는 징후이다.

이처럼 난청으로 인한 이명은 정확한 검사를 통해 어느 부분에서 이명이 나타나고 청력소실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늙어보여서 싫다는 이유로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보청기를 착용하여 청력을 개선하면 이명도 개선되므로 매우 효과적인 치료이다.

▶쿵쾅쿵쾅, 혈관과 근육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귀에서 쿵쾅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혈관성 이명이나 근육성 이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혈관성 이명은 귀 주변을 지나가는 경정맥, 경동맥에서 피가 혈관을 지나가는 소리나 맥박이 뛰는 소리가 귀에 전달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목을 두르거나 목을 돌리면 소음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혈관성 이명은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심하면 MRI나 혈관조영술을 통해 위험한 요인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의 떨림이 들리는 근육성 이명 역시 쿵쾅쿵쾅 소리가 나거나 근육이 부들부들 떨리는 소리가 기관총 소리처럼 따다다다 들린다. 이 경우 근육을 이완하고 근육이완제나 두통약을 쓰면 증상이 나아지기도 한다.

▶의사에게 이명 증상 정확히 설명해야=이명이 있어 병원을 갔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진단이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고음이 약간 떨어져있어도 청력자체가 25 dB보다 나으면 정상으로 진단한다. 따라서 증상을 의사에게 정확히 얘기하고 주파수별 청력검사를 정확히 하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한대로 청력소실이 있는 경우 보청기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보청기가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고음역 난청이 심한 경우에는 중이 임플란트 수술을 실시하기도 한다. 일반 보청기와 달리 외이도와 고막을 막지 않고, 고막 안쪽 이소골에 기계를 달아서 청력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이외에 이명환자의 수면을 위해서 이명 약물요법을 사용한다. 우울증, 항불안제제 중 약한 약들을 사용하거나 멜라토닌 같은 수면 유도제를 통한 호르몬 요법을 실시한다. 이명은 과도한 예민성, 불안감, 불면 등을 잘 치료하면 효과적인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불면이 있는 환자라면 이러한 내용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이명 심해져=스트레스가 많아 불면이 오면 이명이 심해진다. 이명을 느끼는 민감도가 증가하고 같은 소리라도 더 크게 들린다. 왠만한 이명이 있어도 청력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내 몸이 요즘 피곤해 이명이 나타나는구나’라고 느긋하게 생각하고 잠시 쉬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충분한 검사를 통해서도 이상이 없다고 나온다면 신경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조절하며 지내는 병, 이명=이명은 당뇨,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조절하면서 지내는 병이다. 사실 청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신경이 망가지는 것을 의미하고, 한번 소실된 신경은 죽을 때까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다만 재활훈련과 약물치료 등으로 삶에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이명증상을 경감시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는 “전문가와 상의하고 충분한 검사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신경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과도하게 신경 쓰이는 일이나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며 느긋한 마음을 갖는 여유 있는 생활이 이명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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