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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하와 얼굴들 8주년①] 장기하, “새 앨범 내기 전 초심으로” 작은 콘서트 열어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되게 떨리네요. 오히려 2008년 5월 10일은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

장기하와 얼굴들(이하 장얼)이 8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금의 장얼을 있게 한 ‘싸구려 커피’로 무대 위에 선 지 딱 8년 되는 날, 생일파티는 공연으로 정했다.

지난 10일 서울 서교동 클럽 에반스라운지에서 장얼 결성 8주년 깜짝 기념 공연 ‘장하다생일얼’이 열렸다. 깜짝 공지에도 불구, 2초 만에 120석 모두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기념일을 챙기는 건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다. “몇 주년이라고 챙기고 이런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이번에 처음 하는 기념 공연”은 남달랐다. 


[사진제공=두루두루 amc]

이날 공연 이후 만난 장기하는 “생일 공연이니까 처음에 공연하던 스타일과 비슷하게 해보면 어떨까 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보자는 생각”이라며 공연 취지를 밝혔다. 초심에 걸맞게 이 날 공연은 1집 수록곡으로 채워졌다.

8주년 무대는 각종 페스티벌과 공연에서 보여준 최근 장얼 스타일과는 사뭇 달랐다. 들썩이는 스탠딩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오랜만에 작은 클럽에서 좌식으로 공연을 해 본 게 진짜 오랜만이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최근에 했던 다른 공연들과는 정말 달랐죠.” ‘공연용’ 선곡은 잠시 접었다. ‘느리게 걷자’, ‘정말 없었는지’ 등의 잔잔한 곡으로 장얼 초기 특유의 감성을 다시 꺼냈다.

달라도 많이 달랐다. 반대로 말하면 원래 장얼의 첫 모습이기도 했다. 1집 수록 곡으로 채운 공연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요즘 장얼 공연이 스탠딩으로 바뀌고 또 좀 빡세진 경향”때문에 오히려 자주 부르지 못했던 곡도 있었다. ‘싸구려 커피’였다. “이 곡은 저희 장얼에게 가장 중요한 곡이고 고마운 곡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공연이 빡세지니까 분위기가 쳐지는 느낌이 들어요. 애매해서 안 하게 돼요.” 이날 공연장에는 ‘싸구려 커피’가 팬들의 ‘떼창’과 함께 울려 퍼졌다.

장기하는 이 날 데뷔 후 무대 위에서 가장 말을 많이 했다. “원래 3~4곡 하고 멘트 하고 또 노래 부르고” 하지 않았다. “오늘은 작정하고 나왔다.” 한 곡이 끝날 때 마다 토크 시간을 가졌다. “8년 전에는 관객들이 저희를 잘 모르니까 재밌게 해줘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한 곡 끝날 때마다 멘트를 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 처음으로 돌아가서 말을 많이 해야겠다고 작정했죠.(웃음)”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멤버들 한 마디 한 마디에 공연장엔 웃음이 터져 나왔다.

1집 수록 곡으로 추억에 젖어들 무렵 끝에는 신곡을 깜짝 발표했다. “다음 달에 4집 앨범이 나옵니다 여러분.” 곳곳에서 환호가 들려왔다. 이 날 장얼은 4집 수록곡 ‘빠지기는 빠지더라’를 최초 공개, 또 다른 수록 곡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다. “냄새에 관한 곡”이라고 소개한 ‘빠지기는 빠지더라’는 ‘바람이 잘 드는 창에 냄새 벤 옷을 걸고 탈취제를 뿌리니 냄새가 빠지기는 빠지더라’는 내용이다. 역시나 장얼 다웠다. 이내 객석은 ’빠지기는 빠지더라‘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오늘은 공연이라기 보다는 유사 팬미팅이에요. 팬미팅처럼 두런두런 앉아서 같이 노는 그런 느낌으로 대화하고 싶었어요.” 이 날 장얼은 팬들의 ’생일축하‘ 노래를 들으며 케익에 꽂힌 ’8‘이라고 적힌 촛불을 껐다. “자, 여러분 일어날까요.” 장얼의 앵콜 곡은 광란의 스탠딩 물결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공연이 끝난 후 장얼 멤버들과 120명의 팬들은 사진으로 이 날의 추억을 남겼다.

공연이 끝난 후 장기하는 인터뷰를 통해 4집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4집은 다시 1집이랑 같은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노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거죠.” 장기하는 장얼 음악을 “이야기와 노래”라고 정의했다. “사실 장얼 음악은 늘 조금씩 커왔지만 점점 사운드의 비중이 늘어가는 경향이 있었다”며 “다시 이야기와 노래의 비중을 높인 그런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그의 목표는 “음악을 보여주기” 보다는 “팬들과의 대화”였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다짐도 함께 였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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