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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머니스토리] 대우조선, 올 해 갚을 빚만 3.7조원...산업ㆍ수출입은행 혈세로 대출 펑펑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부실화된 대우조선에 천문학적인 혈세를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정부 돈으로 세워진 국책은행이다. 결국 국민 혈세를 부실기업에 펑펑 빌려 준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금융자산은 2조3717억원, 이 가운데 현금성자산은 1조2359억원이다. 그런데 금융부채는 12조2826억원으로 차입금과 사채만 9조원에 달한다. 2014년말 금융부채 10조1747억원, 차입금 7조56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여기에 계열사인 ‘DW Mangalia Heavy Industries S.A.’의 2311억원을 비롯해 계열사들의 지난해 적자만 5853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들 계열사들에 3억 달러가 넘는 대출과 6억 달러가 넘는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1억 6000만 달러의 이행보증까지 합하면 위험노출(exposure)이 1조원에 달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1년내(2016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원화 1조5823억원, 외화 2조2193억원을 비롯 3조7115억원이나 된다. 전년의 2조3225억원보다 1조4000억원 가량 불어난 수치다.

이처럼 대우조선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두 국책은행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원화단기대여금은 전년 1296억원에서 작년 7463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우조선해양에 단기대여금이 없던 수출입은행은 제작금융 명목으로 2700억원을 신규로 대출했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우리은행도 이 기간 986억원에서 1803억원으로 단기대여금을 늘린 부분이 눈길을 끈다.



대우조선의 지난 해 영업현금흐름은 8430억원의 마이너스다. 영업으로 돈을 벌어 빚을 갚을수 없다는 뜻이다. 자산을 내다팔거나 빚을 더 내 빚을 갚아야 하는데, 조선업 불황 등을 감안하면 자산을 팔 곳을 찾기 쉽지 않고 악화된 재무구조로 인해 정상적으로 돈을 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두 국책은행과 우리은행의 대우조선에 대한 대출금리는 연 3% 가량이다. 통상적으로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민간신용평가사와 달리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한 데서도 알 수 있다. 국책은행들이 대우조선에 돈을 쏟아 부으면서 다른 금융기관들도 여신을 늘렸다. 그럼에도 8.5% 지분을 가진 2대 주주인 금융위원회는 사실상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들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해 대우조선의 분식회계에도 속수무책이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책임을 진 곳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연봉수준은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공공기관 가운데서도 최상위에 속한다. 각종 복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직원 처우가 민간 금융기관보다도 월등하다. 정부 주요 요직을 거친 이들이 이들 국책은행의 수장을 주로 맡아왔다. 국책은행이라는 이유로 금융시장에서도 수퍼 갑(甲)으로 행세해왔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모뉴엘 사태와 자원개발 비리의혹에서도 한 가운데 선 기관이다. 부실기업에 대한 부실대출에도 국책은행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미미한 수준이다.

올 2월까지 산업은행 수장을 맡았던 홍기택 전 회장은 현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담당 부총재로 자리를 옮겼다. 홍 전 회장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거쳐 3년간 산업은행을 이끌었다.

정부는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 이들 국책은행의 부실을 메우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한국은행의 발권력은 당장 재정 부담은 없지만 결국 통화안정채권 발행으로 이어져 나라 빚을 늘리는 부작용이 있다. 결국 한국은행을 동원한 국책은행 출자는 부실기업에 펑펑 혈세를 쏟아 부어 생긴 부실을 국민의 혈세로 다시 채우는 꼴인 셈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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