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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의 삼성’ 2년] 선택과 집중…‘뉴삼성’, 제3의 물결 시작됐다
화학·방산 매각-물산 통합 재편
전자·금융, 건설·중공업 등 집중
계열사 잇단 상장 지배구조 강화
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오는 11일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장경색으로 입원한 지 만 2년이 된다. 이건희 회장의 입원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차분하게 자신의 스타일로 삼성의 분위기를 바꿔나가고 있다.

삼성의 지난 2년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생긴 위기 속에서 삼성그룹은 집중적인 인수와 합병, 매각 등을 통해 발빠르게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지난 2년 동안 삼성은 화학과 방산부문을 매각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통합하며 그룹의 사업군을 전자와 금융, 그리고 건설과 중공업, 서비스로 재편했다. 우선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한화그룹에 매각했다. 이듬해는 롯데그룹에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 부문을 양도했다. 이들 회사 모두 업계 평균 이상 이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매각 결정 자체가 충격이였지만, 첨단 미래 산업과 금융 등 고부가 서비스로 그룹의 미래를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삼성과 인수자 모두에게 윈-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학 산업의 경우 기초 원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수직 계열화가 중요하다”며 “최근 분리 매각한 이들 화학회사가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과감한 매각과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삼성 역시 눈 앞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은 과감한 매각으로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신수종 사업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광고업계 1위인 제일기획과 주택 브랜드 1위인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 등도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지배구조 강화, 또 투명성 추가 확보를 위한 계열사들의 연이은 상장도 지난 2년 삼성의 행보를 정리하는데 빼놀 수 없는 대목이다.

2014년 삼성에버랜드를 제일모직으로 사명변경하고 연말 상장한데 이어, 삼성SDS도 국내 증시에 전격 상장했다. 또 올해는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빠르게 키우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을 예고했다.

상장과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계열사간 합병 및 재편 작업도 눈여겨 봐야 한다. 삼성물산은 건설과 상사를 중심으로 패션, 리조트 사업까지 아우르며 그룹의 중심으로 거듭났고,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회사에서 2차 전지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실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 중 엘리엇의 방해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같은 삼성의 변화는 지배구조 강화와도 관련있다. 지난 2년간 삼성의 변화를 주도해왔던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 및 상장 등을 통해 삼성물산 지분 16%를 확보하며 1대 주주에 올랐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을 4%와 19%씩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생명공익재단 및 삼성문화재단이 가지고 있는 전자와 생명 지분까지 더하면 ‘뉴 삼성’을 위한 기초공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셈이다.

이런 삼성의 새로운 사업개편과 지배구조 변화는 이제 삼성의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이 ‘바이오’를 전자와 금융에 더해 새로운 그룹의 3각축으로 키우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전문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공장과 2공장의 성공적인 가동에 더해 최근 3공장까지 더하며 단숨에 세계 최고의 ‘바이오 시밀러’ 생산기지가 됐다. 또 바이오 시밀러 개발 전문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류마티스 치료제 개발을 발표하며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금융 등 기존 사업군의 고도화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과 천안, 탕정에 이어 평택에 다시 한 번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기지를 만들고 있으며, 삼성SDI와 삼성전자는 2차 전지를 발판으로,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인 차량 전장 사업 진출에 나섰다. 또 금융 역시 각 계열사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핀테크 사업 협력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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