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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5월 대한민국 가정]④취업 못해 결혼도 미뤄…‘아기 울음’ 사라진 가정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청년실업으로 우리나라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게 되면서 갈수록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있다. 또 결혼을 하더라도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첫아이를 낳는 초산연령이 세계에서 가장 늦다. 아기울음 소리가 사라진 가정이 많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30대에 진입했다. 작년 신부의 평균 나이는 30.0세로 1년 전(29.8세)보다 0.2세 상승했다. 여성 초혼연령이 30세를 넘어선 것은 1970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2003년(30.1세) 일찌감치 30대로 올라선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지난해 32.6세까지 올라갔다. 1년 전에 비해 역시 0.2세 높아졌다.


이처럼 초혼연령이 자꾸 높아지고 있는 것은 청년실업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경제연구원 유진성 연구위원의 ‘취업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가임 연령기에 있는 15~49세 남녀를 대상으로 취업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취업자의 결혼 가능성은 남성은 미취업자의 4.9배, 여성은 2.1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미취업 기간이 1년 늘면 초혼연령은 약 4.6개월 늦어지고, 여자는 약 1.9개월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 연구위원은 “저출산 및 고령화 현상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이 결혼 감소→저출산 심화→인구 감소→성장률 저하의 악순환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취업과 결혼의 상관관계는 통계청의 자료에서 사실로 확인된다. 통계청의 지난해 직업별 혼인건수를 보면 무직·가사·학생(이하 무직) 신분으로 결혼한 여성은 10만2915명으로 전년(10만7966명)보다 4.7% 감소했다. 2011년 14만451명이었던 무직 신분 결혼 여성은 그해 4.3%, 2012년 8.6%, 2013년 6.3%, 2014년에는 무려 10.2% 감소했다. 여성만큼은 아니지만 무직 남성의 결혼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난해 무직인 상태에서 결혼한 남성은 1만4219명으로 전년대비 3.9% 감소했다. 전체 혼인건수 대비 무직 남성의 결혼 비중은 2009년 7.1%로 정점을 찍고서 작년에는 4.7%까지 떨어졌다.

최근의 청년실업 여파로 결혼건수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총 혼인건수는 30만2800건으로 1년 새 0.9%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5.9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결혼이 늦어지다보니 한국은 지난해 통계청조사에서 초산연령이 30.97세로 전세계에서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첫아이를 늦게 낳게되고 ‘35세 이상 고령 출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출산을 기피하면서 저출산이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연합통계청연감(EURO STAT)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일본 통계청의 2013년 초산연령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이 30.7세로 가장 높고, 이탈리아(30.6세), 일본·스페인·스위스(30.4세), 룩셈부르크(30.0세)가 뒤를 잇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권의 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보다 첫아기 출산 연령이 높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만혼이 늘고, 결혼이 줄면 출산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는 만큼 지금 혼인율 회복, 저출산 대책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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