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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지경 필리핀 총선…대량학살범ㆍ비리범ㆍ동성애자 당선 유력
[헤럴드경제]오는 9일 필리핀에서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총선과 지방선거에 ‘마긴다나오 주(州) 대학살’ 혐의 등 범죄 이력을 지닌 정치인들이 대거 출마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2009년 민간인 57명이 살해된 ‘마긴다오주 대학살’ 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암파투안 일가의 사지드 암파투안(33)이다. 이 밖에 부패와 사기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아로요 전 대통령과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 등 범죄로 기소됐거나 처벌받은 인사들이 출마해, 종종 권력자들이 법 위에 있는 필리핀의 부정부패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AF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사지드 암파투안의 경우 부친인 안달 암파투안 전 마긴다오주 주지사가 그 아들들과 지지자들을 시켜 정치적 경쟁자 부인과 측근을 무참히 살해시킨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다. 사지드 암파투안은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친적 등 100명과 함께 체포돼 5년 이상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그의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판결이 나온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최근 그는 유세현장 등 여러 자리에서 “나는 죄가 없다. 나도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조지프 에스트라다(80) 전 대통령은 마닐라 시장 재선에 도전했다. 1998년에 대통령에 취임한 그는 부정에 반발한 시민운동으로 중도 사퇴했다. 2007년 9월 부정부패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후임 아로요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글로리아 아로요(69) 전 대통령은 2001~2010년 재임 때 비리와 부정선거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1년 체포된 뒤 척추 질환을 이유로 병원에서 구금 생활을 했다. 이어 2013년에 자신의 고향인 마닐라 북부 팜팡가주에서 아로요 가문에 대한 지역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이번이 3연임 도전이다.

자신의 정적을 물리치기 위해 80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레이 위 전 타굼시장도 출마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필리핀에선 지방마다 토지와 기업을 보유한 토착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며 유력 정치 가문으로 자리 잡은 풍토 탓에 부적격 인사들이 정치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이번 총선에선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오른 복싱선수 매니 파키아오(38)가 상원의원에 도전한다. 그는 2010년 임기 3년의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은퇴전에서 티모시 브래들리를 꺽은 뒤 인가가 급상승한 터라 무난한 당선이 예상되고 있다.

트랜스젠더(성전환자)도 출마해 눈길을 끈다. 천주교 국가인 필리핀에선 동성애자 결혼 금지 등 성수자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20여년 전 성전환 수술을 한 제럴딘 로먼(49)은 북부 바탄 지역에서 집권 자유당 후보로 출마했다. 당선되면 첫 트랜스젠더 출신 의원이 된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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