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20개 명품 브랜드 연말부터 판매
이번에도 ‘승부사’의 면모가 가감 없이 드러났다. 신라아이파크 면세점(운영사 HDC신라면세점)이 지난해 신규 면허를 취득한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처음으로 3대 명품(루이비통ㆍ에르메스ㆍ샤넬) 중 하나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유치한 데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4일 “이르면 6~7월께 공사를 진행,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열기 시작해 내년 초에는 LVMH의 모든 브랜드를 입점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외 소비자들은 올 연말부터 루이비통ㆍ셀린느ㆍ디올ㆍ펜디ㆍ불가리 등 LVMH 그룹의 20개 브랜드를 신라아이파크몰 면세점에서 만날 수 있다.
명품업계의 큰손 LVMH 유치는 향후 다른 명품 브랜드 입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내 면세점의 명품 브랜드 입점은 면세점 브랜드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다. 명품 브랜드 매출이 면세점 전체 매출의 10~2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기도 하다.
이부진 사장은 LVMH 유치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19~21일 아르노 LVMH 그룹 회장이 미디어그룹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Conde Nast International) 행사 참석차 한국에 머물렀을 때 이 사장은 HDC신라면세점 경영진과 함께 직접 아르노 회장을 신라아이파크면세점으로 안내했다. 이 과정에서 아르노 회장에게 용산 지역의 발전 가능성, 면세점 중심 한국 관광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한 게 이번 LVMH 입점 결정에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3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그랜드 오픈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도 국내 면세점 시장을 잡기 위한 이 사장의 ‘한 수’였다.
이 사장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의기투합해 HDC신라면세점을 만들었다. HDC신라면세점은 연간 5000억~6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온라인 면세점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럭셔리 브랜드를 추가 유치하면 2년차 이후엔 당초 기대했던 연 1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서울 시내 3위권 면세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는 1986년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열고 면세점 사업에 뛰어 들었으며, 현재 세계 면세ㆍ유통업계 7위(2014년 매출 2조5000억원 기준)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