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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이공간이 ‘뉴 삼성’의 심장이 된다
삼성전자 수원 ‘센트럴 파크’오픈
직원들 모여 여가활동 즐기고
다양한 아이디어 토론장으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416.’

20세기 글로벌 삼성전자의 핵심이던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버스로 한시간을 달려 도착한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그리고 다양한 가전, 전자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였던 이곳이 이제 21세기 새로운 삼성전자의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뉴 삼성’ 프로젝트에 나섰다.

수원‘삼성 디지털 시티’내에 C랩 프로그램 전용 공간 ‘C-Space’에서 임직원들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아이디어 구현을 위한 테스트 제품을 만들어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내 센트럴 파크 공사를 마무리하고 직원들과 관계사, 일반에 공개했다. 3만 삼성전자 직원들이 휴식과 건강관리, 또 아이디어를 구현하며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1만1600여 평 공간의 거대한 지하 아케이드다. 기존 스마트폰, TV, 반도체 연구동들과 연결해 개방성을 강조했다.

센트럴 파크의 첫 인상은 ‘거대한 놀이공간’이다. 크고 작은 카페와 식당, 헤어샵과 대형 슈퍼마켓, 크고작은 은행들, 또 글로벌 택배 회사들의 접수 사무실이 모여있는 지하 1층 중앙 홀은 연구, 업무 공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대형 쇼핑몰을 연상케 했다. 실제로 통상 업무가 한참인 오후 3시에도 이곳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직원들을 위한 휴식과 건강관리 공간도 눈에 띄었다. 축구장 몇 개를 더한 것보다 넓은 센트럴 파크 이곳저곳에는 크고작은 회의실과 카페가 숨어있다. 삼성전자라는 같은 회사 소속임에도, 평소 접촉이 힘들었던 서로다른 부서 직원들이,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 한 가운데 있는 이곳에 모여 자연스럽게 업무를 협의하고,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나누는 모습은 개장 첫 날부터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연상케 할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지상 1층 녹지 공간에서는 통상 업무 시간인 오후 4시에도 직원들의 축구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업무 뿐 아니라, 다양한 부서에 사람들이 함께 모여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동시에 1000명의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헬스클럽과 사우나, 그리고 크고작은 코트는 아침 이른시간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직원들로 북적였다. 본사 스텝 인력 뿐만 아니라, 출퇴근 시간 조정이 자유로운 연구, 생산 인력들이 함께 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이제 하드웨어는 완성했다. 이제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또 그런 성과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새 단장을 마친 디지털시티 센트럴 파크의 모습에 만족했다. 좋은 시설과 제도를 두고도, 상사 눈치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직원들이 보다 편하고 또 자유로운 분위기에 자신만의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시설과 조직 기반이 완성됐다는 자신감이다.

이 같은 김 사장의 자신감은 센트럴 파크 지하 1층에 마련된 ‘C랩’ 공간에서 엿볼 수 있었다. C랩은 모든 삼성전자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것을 제품화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삼성전자는 새로 마련한 C랩 공간에 3D프린터와 다양한 제작 도구, 공간을 마련하고 ‘사내 벤처 인큐베이터’로 운영하고 있다. 접었다 폈다 하며 진짜 종이처럼 쓸 수 있는 미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으로 발 모양을 입체적으로 분석, 발에 맞는 최적의 신발을 찾아주는 앱 등이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처럼 달라진 삼성전자의 공간과 조직 문화는 이미 큰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삼성이 최근 전자제품이라는 TV의 고정관념을 깨고, 인테리어 오브제로 TV의 개념을 넓힌 ‘세리프 TV’가 좋은 예다. 2년 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과장 한 명이 제출한 C랩 아이디어로 출발했던 세리프 TV는 각 부서의 최고들이 모여 2년의 시간동안 만든 작품이다. 김 사장은 “처음 아이디어를 낸 과장이 프로젝트의 전체 오너로, 부장과 전무들, 그리고 수석들을 이끌며 진행했다”며 조직 중심의 수직적 문화에서 벗어나, 벤처식 수평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달라진 모습을 소개했다.

겉으로는 느슨하고, 또 수평으로 뻥 뚫려 어수선하기까지 한 삼성전자의 새 수원 사업장이 ‘스타트업 DNA 이식’을 꿈꾸며 출발한 삼성전자 ‘컬처혁신’의 시초가 되고, 또 새로운 삼성전자의 미래 100년을 그려나갈 것이라는 희망의 시작인 것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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