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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고임금탓 해외로 해외로…자동차생산 국내<해외
27년만에 역전…고용 악영향


국내 업체가 올해 해외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대수가 연간 기준으로 국내 생산 물량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월별 기준으로 해외생산이 국내생산을 앞지른 적은 있었지만, 연간 기준으로 국내외 생산 규모가 역전되는 것은 처음이다. 1989년 현대자동차가 캐나다 퀘벡주 부르몽에서 첫 해외 생산을 한지 27년만이다.

현지화 전략에 한국 공장의 고임금ㆍ저효율 구조, 강성노조, 그리고 각종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현대ㆍ기아차가 국내 공장 증설은 기피하고 해외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승용ㆍ상용 포함)는 총 455만5957대. 이는 국내 5개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대우버스, 타타대우의 생산분도 포함된다.

같은 해 해외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총 442만1617대였다. 이 중 현대차가 308만9434대였고, 기아차가 132만2183대로 양사가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했다. 한국지엠의 베트남 생산법인 연평균 생산물량은 1만대 정도다. 작년 국내외 자동차 생산대수는 국내가 해외보다 13만4340대 더 많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해외생산이 국내생산 물량을 급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5만7094대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까지 450만대 선에 머물고 있다. 반면 해외생산은 2011년 315만683대에서 440만대선까지 치고 올라왔다. 2014년 국내외 생산물량 차이는 10만838대에 불과했다.

해외생산 물량은 당장 이달부터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어서 추가로 늘어난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멕시코 공장에서 올해 K3를 10만대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연말에는 현대차 중국 4공장이 20만대 생산을 목표로 가동에 들어간다. 나아가 한국지엠이 임팔라 국내 생산을 포기하는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해외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이는 ‘OEM 수입차’가 느는 것도 역전현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ㆍ기아차가 800만대선 생산에 묶일 것으로 예상돼 국내생산과 해외생산을 동시에 늘리기엔 불가능하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이미 고임금 업종이기 때문에 비용절약 측면서 어디를 줄일지 선택한다면 결국 우위는 해외공장이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임금 구조임에도 국내 공장 가동률보다 미국 등 해외공장 가동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 해외생산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효율성 측면에서 신규공장을 늘리고 국내는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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