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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최초로 자동차 생산 해외>국내 역전될듯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 최초로 연간 기준 올해 해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대수가 국내 생산 물량을 앞지를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된다.

1986년 현대차가 캐나다 퀘벡주 부르몽에서 첫 해외 생산기지 준공식을 갖고 북미시장 판매부진으로 1993년 완전 철수한 뒤 23년 만이다.

해외생산이 국내생산을 초월하는 현실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에 지각변동이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승용ㆍ상용 포함)는 총 455만5957대였다. 이는 현대ㆍ기아차,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5개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대우버스, 타타대우의 생산분도 포함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건설 중인 기아차 멕시코 공장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같은 해 해외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총 442만1617대였다. 이 중 현대차가 308만9434대였고, 기아차가 132만2183대로 양사가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했다. 한국지엠의 베트남 생산법인 연평균 생산물량은 1만대 정도다.

이처럼 작년 국내외 자동차 생산물량 차이는 국내가 해외보다 13만4340대 더 많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해외생산이 국내생산 물량을 급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5만7094대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까지 450만대 선에 머물고 있다. 반면 해외생산은 2011년 315만683대에서 440만대선까지 치고 올라왔다. 2014년 국내외 생산물량 차이는 10만838대에 불과했다.

이처럼 해외생산 물량이 격차를 크게 좁힌 가운데 당장 이달부터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어서 해외생산이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기아차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천수 재경본부장은 “이달 멕시코 공장을 가동해 올해 K3를 10만대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 연말 현대차 중국 4공장이 20만대 생산을 목표로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해외생산이 국내생산을 능가할 가능성을 더욱 높히고 있다. 나아가 한국지엠이 임팔라 국내 생산을 포기하는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해외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이는 ‘OEM 수입차’가 느는 것도 역전현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서 월별 기준 해외생산이 국내생산을 앞지른 적은 있었지만, 올해는 연간 생산량 측면서 국내외 규모가 최초로 뒤바뀔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ㆍ기아차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해외생산 비중을 늘리는데는 효율성과 비용 측면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ㆍ기아차가 800만대선 생산에 묶일 것으로 예상돼 국내생산과 해외생산을 동시에 늘리기엔 불가능하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이미 고임금 업종이기 때문에 비용절약 측면서 어디를 줄일지 선택한다면 결국 우위는 해외공장이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임금 구조임에도 국내 공장 가동률보다 미국 등 해외공장 가동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 해외생산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효율성 측면에서 신규공장을 늘리고 국내는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무역협회 관계자는 “해외생산이 늘면 구조적으로 자동차 수출은 점점 감소해 수출주도형 산업으로서 자동차 산업의 성격이 점차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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