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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내 환경기구 수장들 사임 ‘오비이락’ 이길
국내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환경관련 국제기구 수장들이 최근 잇따라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이보 더부르 사무총장과 녹색기후기금(GCF)의 헬라 쉬흐로흐 사무총장이 모두 9월께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취임한 더부르 사무총장은 2018년까지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으나 일신상의 이유로 그만두기로 했으며, 쉬흐로흐 사무총장은 9월 3년 임기를 마친 뒤 물러난다고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공식발표했다.

GGGI는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 주도하에 비영리단체로 설립돼 2012년 UN 산하기구가 됐다.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녹색성장전략을 지원한다. GCF는 선진국들이 마련한 기금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개도국의 피해를 줄이고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과 녹색성장 기조가 확산되고 있는 시기에 주요 환경관련 국제기구 두곳이 국내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선진국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개도국에 필요한 정책수립과 실천의 거점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었다. 2012년 라스무센 GGGI 의장은 “녹색성장이라는 패러다임 확산에 GGGI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2년 이후 환경과 녹색성장은 대부분의 국가에 선택이 아닌 필수 국가정책으로 점점 더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해진 이번 사퇴소식은 박근혜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녹색성장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와 달리, 박근혜 정부는 환경과 녹색성장 정책이 주요 국정과제에서 밀려났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로 인한 사퇴로 보는 해석은 잘못됐다고 일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GGGI와 GCF의 활동을 적극지원하고 있으며 양 기관 사무총장 이임이 우연히 겹쳤지만 정부 지원문제와는 무관하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우리가 주도해서 만들었던 기구였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나간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컸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OECD 국가중 이산화탄소 배출증가율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던 우리다. 적극적으로 친환경에너지 개발, 녹색성장 트렌드에 동참해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야할 상황에 불거진 개운치 않은 소식이다. 오비이락일 수 있다. 어쨌든 이번 기회에 현 정부가 환경보호와 녹색성장 추진에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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