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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판 트럼프, 대통령 될라…필리핀 화폐가치 하락, 투자자 이탈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필리핀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대통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필리핀의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들어 필리핀 페소는 1.6% 하락해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필리핀 증시에서 이달들어 41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빼내기도 했다.

필리핀 대형은행 BDO유니뱅크의 전략가 조나단 라베라스는 “달러 대비 페소는 현재 46페소에서 48페소까지 갈 전망”이라며 “두려움으로 인해 내국인들이 달러 사재기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불안에는 다음달 9일 필리핀 대선을 앞두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장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두테르테 시장이 1위,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테르테 시장은 성폭행 피해를 입고 사망한 호주 여성을 두고 부적절한 농담을 한데다, 대통령이 되면 범죄자 10만명을 교수형시키겠다는 막말 등으로 ‘필리핀의 트럼프’라고 불린다.

올해 71세인 두테르테 시장은 범죄자들이 득실대던 다바오시를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시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두테르테 시장의 경제 정책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베니그노 아키노 현 대통령은 필리핀 경제를 197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버딘자산운용의 에드윈 구티에레스는 “두테르테는 불활실성을 의미한다”며 “그가 경제정책을 망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에게 경제 개혁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두테르테측은 대통령으로 당선되도 경제 상황이 평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전략가인 믹소 다스는 “두테르테는 경제 정책에 별로 비중을 두지 않는다”며 “우리는 필리핀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이지만, 만일 두테르테의 당선 가능성이 더욱 확실해지면 이를 다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두테르테 시장은 1989년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해야 하는데”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을 비난하는 호주 대사와 미국 대사를 향해 “입 닥쳐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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