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 지난 후 고열·구토…심하면 사망
풀 직접 접촉 피하고 외출후엔 옷 세탁을


4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을 야외로 이끌고 있다. 5월에도 어린이날 등 각종 기념일이 많아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다. 이맘 때쯤 나들이 갈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이 야생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하 SFTS)은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힐링을 위해 떠났던 나들이가 자칫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2일에 제주도에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가 올들어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15일에는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SFTS는 2011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감염이 확인된 신종 전염성 질병으로, 주로SFTS를 유발하는 분야바이러스(bunyavirus)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사진>가 사람을 물 때 전염된다. 진드기가 활동하는 봄부터 가을까지 주로 발병하고 7월과 9월 사이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 SFTS는 전국에 걸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제주도가 발생률이 가장 높다.

SFTS는 산이나 들판, 잔디, 풀숲에 숨어 있는 작은소참진드기가 SFTS라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가 사람을 물 때 바이러스를 체내로 침투시켜 발생하는 질환이다. 감염자의 혈액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도 있다.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고 약 1~2주의 잠복기가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원인도 모른 채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감기와 비슷하게 피로, 식욕저하, 구토, 설사, 복통 같은 소화기계 증상이 나타난다. 두통과 근육통, 림프절이 붓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호흡곤란, 의식저하 등이 나타나면서 혈소판과 백혈구가 감소해 몸속 기능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사망률이 30%인 치사율이 높은 질환이다.

현재는 증상만 완화시킬 수 있는 대증요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험적인 치료로 혈장을 제거하고 보충액을 주입하는 혈장교환술, 건강한 사람의 혈액 속에 존재하는 혈청을 환자 체내에 넣는 회복기 혈청 주입술 등이 시도되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 중에는 리바비린이라는 약제가 실험실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정맥으로 투여할 수 있는 리바비린 약제가 없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직접적으로 잔디나 풀이 살갗에 닿지 않도록 노출을 최소화하고 외출을 마치고 귀가한 후에는 옷을 깨끗하게 세탁해야 한다”며 “진드기가 피부에 붙어있는 것을 확인한 경우에는 침이 피부 속으로 침투해 있기 때문에 힘을 주어 떼어내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