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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치’ 방치땐 전신질환 위험…젊다고 방심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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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잘못된 칫솔질
젊은층 치주질환 유발
심하면 심혈관계질환…
잇몸 붓고 피나면 의심
스케일링으로 예방을



#.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던 직장인 이모(38ㆍ남)씨는 최근 들어 가끔씩 잇몸 통증을 느꼈다. 무엇보다 음식물을 씹을 때마다 불편함을 느껴 치과를 찾았다. 이 씨는 치주에 염증이 생겨 금연부터 시작하라는 의사의 얘기를 듣고 당황스러웠다.


▶30대에도 치주질환이=흔히 ‘풍치’라고 불리는 치주질환은 중장년층의 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치주질환을 최초로 경험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그 증가세 또한 빨라지고 있다.

국민건강통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치주질환을 갖고 있는 남자는 2012년 25.7%에서 2014년 33.1%로 최근 3년간 약 7% 증가했다. 여자 역시 2012년 15.9%에서 2014년 20.0%로 최근 3년간 약 4% 증가했다.

또 치주질환 유병률(치주질환 치료가 필요한 분율)은 전체 29.2%로, 남자 35.7%, 여자 22.9%를 나타내 남자가 여자보다 12.8%포인트 높았다. 특히 30대에서 남자 20.5%, 여자 12.7%로 젊은 연령에서도 치주병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약 10~20%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0대의 치주질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남자는 13.1%에서 20.5%로, 여자는 8.4%에서 12.7%로 증가했다. 50대 이상에서 남자는 약 50%가 치주질환 유병자였고, 여자는 약 30% 이상이 치주질환 유병자로 나타났다.

강경리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최근 통계를 보면 30대 젊은 층도 치주질환의 안전지대에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이는 흡연과 올바르지 않은 칫솔질이 원인이 될 수 있어 금연과 올바른 칫솔질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흔히‘ 풍치’라고 불리는 치주질환은 중장년층의 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치주질환을 최초로 경험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그 증가세 또한 빨라지고 있다.

▶잇몸이 붓고 피나면 치주질환 의심=잇몸은 치주조직에서 ‘치은’을 말한다. 치아의 목 부분부터 뿌리 방향으로 치조골을 덮고 있는 분홍색 점막조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잇몸은 치은과 그 아래 치주인대, 치조골 등의 치주조직까지 포함한 치주조직을 말한다.

치주조직은 음식을 씹을 때 치아에 가해지는 힘에 저항하고 치아를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치주질환은 치은, 치주인대, 치조골 등 치주조직에 염증이 생겨 조직이 파괴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치주질환 염증이 치은에만 생긴 치은염, 치조골에까지 염증이 진행된 치주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치주염의 전 단계인 치은염은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위에서 염증이 시작되며, 잇몸이 검붉게 변하고 피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치은염은 치주염에 비해 가벼운 잇몸병이지만 쉽게 봐서는 안 된다. 치은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치조골에까지 퍼지기 때문이다. 치은염 환자는 잠재적 치주염 환자인 셈이다.

치주염으로 인해 치조골이 파괴되면 치아를 뽑아야 하고, 발치한 치아를 대신할 임플란트를 식립해야 한다. 임플란트를 한 후에도 잇몸 관리에 소홀하면 다시 염증이 생겨 애써 한 임플란트가 망가질 수 있다.

▶스케일링은 치주염 치료의 시작=치주염은 만성질환으로 계속적 관리가 필요하고 치료를 위해 반드시 치과 내원이 필요한 반면, 치은염은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치태에 의한 치은염은 올바른 양치질로 치태만 제거되면 치료가 가능하며,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는 치석은 치과에 내원해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치은연하소파술과 같은 잇몸치료 등을 더 진행하기도 한다.

통증이 없더라도 매 3~6개월마다 치과를 찾아 정기검진을 받고 필요하다면 치주치료를 받는 것이 치은염, 치주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길이다.

강 교수는 “치은염이나 경미한 치주염 단계에서부터 스케일링으로 치석, 치태를 제거하고 필요한 잇몸 치료를 받으며, 평소에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정기적으로 잇몸 건강 관리를 계속 한다면 발치나 임플란트까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주질환이 전신질환으로 악화=치주질환이 있다면 다른 전신질환을 보다 심화시키거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으로 치주질환이 동반되고 심한 치주염을 갖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계 합병증이 4배 정도 높게 발병한다. 신장 등의 다른 기관의 합병증도 보다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입속의 세균이 핏속으로 들어가 심장동맥의 지방질 플라그에 붙어 핏덩어리를 만들어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어 치주질환을 소홀히 치료해선 안 된다.

김수환 서울아산병원 치과 교수는 “기저질환을 갖고 계신 어르신들은 평소 치아 관리를 잘 하고 계시는지, 잇몸이 아파 음식을 잘 못 드시지는 않는지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치주질환의 원인 되는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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