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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우커 전세계를 뒤흔들다 ④]10만 몰려오는 노동절…꽃핀 유통가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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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ㆍ박혜림 기자] 뜻밖의 4일 연휴를 누리게 된 한국 못잖게 다음주를 손꼽아 기다리는 곳이 있다. 오는 30일부터 노동절 연휴를 보내는 중국과 국내 유통가다.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들은 지난해 노동절 연휴 동안 10만여명이 한국을 찾았다. 메르스로 인해 한 풀 꺾였다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걸 감안하면 올 노동절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요우커들이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산한 올 1분기 한국 방문 요우커의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난 162만9881명. 유통가는 지금 노동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있다.

뜻밖의 4일 연휴를 누리게 된 한국 못잖게 다음주를 손꼽아 기다리는 곳이 있다. 오는 30일부터 노동절 연휴를 보내는 중국과 국내 유통가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산한 올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의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난 162만9881명이다. 이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보다 올해의 특수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 예상하기도 한다. 유통가는 벌써부터 노동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각양 각색 유통가 마케팅 = 롯데백화점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본점에서 ‘K뷰티 & K패션’ 행사를 진행한다. 중국인 고객에게 인기있는 250여개의 국내 브랜드 제품을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요우커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본점 글로벌 VIP고객에게 북촌과 청계천, 인사동 등을 인력거로 돌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는 요우커 고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기로 했다. 우선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 애니메이션 ‘쿵푸팬더’를 활용, 본점을 장식했다. 본점 1층에 들어서면 3m 크기의 6마리 쿵푸팬더 모형이 날아다니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장 곳곳에 쿵푸팬더 조형물이나 포토존을 마련, 요우커 고객들에게 쿵푸팬더를 찾아보는 재미를 주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100여개 브랜드를 선정, 최대 20%까지 특별 세일에 들어간다. 일부 브랜드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증정품이나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외국인 멤버쉽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고객에게는 구매 금액대별로 상품권도 증정한다.

이 외에도 롯데면세점은 구매 고객들에게 할인 쿠폰을 증정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중국 공항에서 댁까지 안전하게 모신다는 의미로 ‘송영 서비스’를 진행한다.

요우커 고객들, 상반기 유통가 얼마나 흔들까 = 유통가의 관심사는 요우커들이 보여줄 파급력이다. 지난해 노동절 연휴에 한국을 찾았던 10만명의 요우커들은 사흘 동안 신세계백화점에서만 100억원을 썼다. 지난해 노동절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집계한 중국인 매출 신장률은 57.5%였다. 신세계백화점은 42.3%, 현대는 58.1% 올랐다.

최근에는 요우커들의 ‘체질’이 달라지고 있다. 단체 관광 버스에서 내려 쇼핑을 하는게 전부였던 요우커들은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옥석가리기’를 할 줄 알게 됐다. 싸구려 관광에 대한 규제를 주 내용으로 하는 여유법 시행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불어넣었다. 한국에 익숙해진 요우커들은 단체 관광보다 개별 관광으로 한국을 찾으며 명동 일색이었던 동선을 동대문, 강남, 가로수길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 598만명 중 59%인 353만명이 자유여행객이었다.

백화점 쇼핑에서도 이 같은 체질 변화가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멤버십 서비스인 ‘K카드’의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중국인 남성 고객 비중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39%까지 증가했다. 남성 고객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남성 의류(88.3%), 남성 화장품(123.3%), 남성 잡화(98.3%) 등이 큰 폭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내와 딸이 화장품을 쓸어 담는 동안 남성은 백화점 소파에 무료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전형적인 요우커 쇼핑 패턴이었지만, 강남을 찾는 가족 단위 요우커들이 많아지면서 백화점 매장에도 남성 고객들이 많아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남성 중국인 관광객들은 의류, 화장품, 잡화 등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는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요우커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변화다. 지난 2월부터 지난 24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의 20~30대 중국인 매출 신장률은 같은 기간 전체 중국인 매출 신장률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게스’나 ‘아디다스’ 등 중국의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는 요우커 매출이 100% 이상 신장했다.

천편일률적인 특수 브랜드…아직 갈 길 먼 관광 강국 = 올 노동절 특수가 특히 기대되는 배경에는 최근 일본으로의 관심이 많이 줄었다는 사정이 있다. 엔저 효과가 예전같지 못한데다 최근 지진 등으로 인해 관광지로서 일본의 매력은 다소 떨어진 상황. 엔저가 한창 위력을 발휘할 때에 국내 유통가가 울상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노동절 특수 조차 인접국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관광, 쇼핑 강국으로서의 한국 자체의 경쟁력은 아쉬운 상황이다.

요우커들의 지갑이 열리는 곳도 대부분 명품 브랜드로, 국내 브랜드로의 고른 관심 분배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노동절 요우커 매출 신장률을 분야별로 보면 화장품이 89.1%, 시계와 귀금속이 46%였다. 여성의류(18.1%)나 남성의류(13.2%) 등도 선방했지만 대부분 그 매출이 화장품, 시계 등에 집중되어 있다.

매출 순위로 보자면 요우커 특수를 외국 명품 브랜드들이 대부분 가져가는 구조다.

롯데백화점에서 지난해 요우커 매출 순위가 높은 브랜드를 보면 ‘까르띠에’, ‘루이비통’, ‘티파니’ 등 외국 명품 브랜드들이 대부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에르메스’를 가장 선호했고,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등의 브랜드가 매출 상위였다. 신세계백화점도 ‘반클리프아펠’,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일색이다.

그나마 ‘오휘’와 ‘후’, ‘설화수’ 등 화장품 브랜드와 ‘타임’, ‘지고트’ 등 의류 브랜드, 잡화인 ‘MCM’ 정도가 선방하고 있다. K뷰티나 K패션 외에는 아직 외국 유명 브랜드와 견줄 정도로 경쟁력있는 브랜드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백화점이 발굴해 밀고 있는 국산 브랜드들의 매출 신장률이 뛰어나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잡화 브랜드 ‘젠틀몬스터’나 인터넷쇼핑몰이 주력인 의류 브랜드 ‘스타일 난다’는 매출 기준이나 구매건수 기준으로 요우커 인기 브랜드 10위 안에 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요우커들에게 식품관 할인을 제공하면서 요우커 매출 중 식품 분야를 8위까지 끌어올렸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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