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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구조개혁…붕뜬 학생들 ①] 이공계만 학생인가요?…대학가 ‘피눈물’
-교육부 “기업 사회가 원하는 더 많은 인재 배출” 입장

-전통의 세종대 만화과 공과대 편입 등 대학도 준비 중

-인문계 학생ㆍ교수 “대학, 취업률 높이는 곳 아냐” 반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대학 구조개혁 사업인 프라임(PRIMEㆍ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대학가가 소란하다. 취업시장에서 선호되는 이공계 전공을 중심으로 대학 구조를 개편하면서 인문ㆍ예술대학 학과 정원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기업과 사회가 원하는 분야의 인재를 더 많이 배출하도록 요구하는 구조조정”이라고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과 교수들은 학문을 오로지 취업률로만 재단하는 것은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프라임 사업 2차 평가를 마치고 최종 대학 선정을 앞두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정은 유동적이지만 늦어도 5월초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공계를 중심으로 하는 대학교 구조 개혁 프라임 사업이 진행되면서 대학 구성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출처=123rf]
대학 구조개혁이 임박하면서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으랴, 학점 따랴 바쁜 대학생들이 또다른 고민을 하게 됐다. 특히 인문대학 학생들의 고민은 더 크다. 사진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프라임 사업에 지원한 대학교들은 70개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주요대학은 물론 국립대, 유명사립대 지방캠퍼스 등도 대거 신청했다. 이중 19개 대학이 선정돼 연간 50억~300억원씩 예산 2000억원을 지원받는다.

이를 타내기 위한 대학 움직임은 눈물 겨울 정도다. 프라임 사업을 위해 각 대학교들은 인문ㆍ사회계와 예술계 정원을 줄이는 대신 이공계 정원을 늘리는 학과 구조조정을 계획했다.

호텔 관련 학과로 유명한 경희대는 공대 정원을 311명 늘리고 예체능ㆍ인문대 정원은 400명 가까이 줄인다. 미술로 유명한 홍익대에서도 정원이 적은 미술 관련 소수과의 인원이 줄어든다 . 세종대는 오랜 전통의 만화과를 공과대학으로 편입시키기는 것을 계획중이며 중앙대는 예술과 공학을 접목한 단과대학을 안성캠퍼스에 신설한다.

이처럼 각 대학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정원이 줄어드는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류종욱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판화과, 도예유리과와 같은 미술대학의 소수정원인 학과들은 수강인원 10명의 기준도 충족시키지 못해 폐강되는 수업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학생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견을 열고 프라임 사업 중단과 교육부 장관 면담을 요구했다. 회견에 참여한 학생들은 “취업률을 잣대로 학과를 쪼개고, 합치고, 없애는 사업이며 ‘대학의 직업교육기관화’의 일환이다”고 주장했다.

일부 교수들도 반발에 가세했다. 인문계와 예술계를 대폭 줄이는 중앙대는 교수협의회는 “방향을 잃은 발전계획과 잘못된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래 산업구조와 사회 수요를 고려해서 유망한 분야로 학과를 개편하는 것이며 어떤 분야를 줄이고 늘릴지는 각 대학에서 판단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대규모 정원 조정이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정부가 계획한지 3개월만에 신청서를 제출하게 했다”며 “학내 구성원들이 논의하고 합의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주지도 않고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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