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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자수성가’우기는 20대 청년 화려한 일상…‘사기꾼’비판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지난해 7월, 자신을 인도 출신 20세 청년기업가라고 밝힌 에반 루트라(Evan Luthra)의 테드엑스(TEDx) 강연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테드엑스는 글로벌 지식공유 행사로 자리매김한 ‘테드(TED)’ 주최 측 허락으로 열리는 일종의 독립행사입니다. 

그런데 루트라가 진행한 ‘지속가능한 기술’강연은 9개월이 지났지만 조회 수가 1700에 불과할 정도로 관심이 적습니다. 

감상평도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루트라는 사기꾼이며 자기과시의 전형이다. 지금껏 본 테드엑스 강연 중 최악이다”정도로 요약됩니다.

비키니 여성들과 함께 한 에반 루트라 [출처 = 에반 루트라 인스타그램]

사실 루트라가 유명해진 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때문입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는 15만2000명입니다. 페이스북 등을 합치면 현재 46만여명이 루트라를 따라다닙니다. 각 SNS의 특성 상 루트라가 올리는 콘텐츠는 조금씩 다릅니다. 그러나 명품사진ㆍ클럽파티 동영상ㆍ여유있고 호화로운 일상이란 키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여기까진 재력을 자랑하기 좋아하는 ‘부자의 SNS’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화젯거리는 되지만, 주목받을 가치는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루트라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세계는 내 놀이터. 자수성가한 기업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있는 에반 루트라(21)의 프로필 문구 캡처

그의 모든 SNS 계정에 쓰인 문구입니다. 개인 홈페이지엔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떼돈을 번 자수성가임을 크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일까요. 아닐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근거 희박한 주장들…허풍?=루트라가 ‘기업가’임을 주장하는 가장 큰 근거는 직접 세웠다는 회사의 업적입니다.

EL그룹인터내셔널(EL Group International)이란 투자회사를 창업해 여러 IT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고, 이 회사 중 일부는 미 경제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 포함됐단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선 ‘EL그룹’이 배출했다는 스타트업이 포춘 500대기업에 선정된 사실 자체가 없습니다. 확인 결과 한 곳도 포춘의 리스트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만약 한 군데라도 ‘포춘500대기업’이 됐다면 응당 실릴 법한 루트라의 인터뷰 기사조차 없습니다. 그와 포춘이 공식적으로 접촉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포춘은 ‘에반루트라(Evan Luthra)’를 비롯, 그가 투자했다고 스스로 밝힌 스타트업 어느 곳과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EL그룹은 실체가 불분명합니다. 접근 가능한 당국의 문서나 관련보도 등 어떤 것을 살펴도 투자이력을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이 회사의 자체자료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루트라의 각종 대외활동 또한 신뢰성에 의문이 갑니다.

인도 벤처기업을 소개하는 사이트 ‘빅스타트업’은 지난해 11월 “루트라가 터키 G20정상회담서 이슬람국가(IS) 테러 근절을 위해 10만달러 기부를 선언했다”고 적었습니다.

에반 루트라 G20 참석 사진 [출처=빅스타트업]

그러나 스무살 청년부호의 자선은 발표만 있었을 뿐, 실행여부가 불투명합니다. 그의 조국 인도를 포함한 세계 어떤 매체도 그 다음 소식을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자랑을 즐기는 그가 SNS에 관련 내용을 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가 등장하는 강연ㆍ인터뷰에 어김없이 ‘허풍쟁이ㆍ사기꾼’ 등의 꼬리표가 따라붙는 이유입니다. 

결국 루트라가 자수성가임을 입증해 주는 건 스스로 주장한 말, 그리고 다소 조잡하게 만든 개인 홈페이지 뿐입니다.

▶‘과시중독자’의 일상…클럽서 2300만원 펑펑=올해 21세가 된 에반 루트라가 스스로를 자수성가 기업가로 허위선전 하고있단 의심은 그의 SNS를 보면 ‘확증’에 가까워집니다.
 
[출처=에반루트라 인스타그램]

루트라는 수천만 원을 한순간에 탕진한 경험을 자랑스레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말 영국 데일리메일과 만나 “클럽서 하룻밤 술 마시며 2300만원(2만달러)을 썼다. 요트를 빌리는 데엔 5700만원(5만달러)을 썼다”고 털어놨죠.

두바이 요트클럽에 간 에반루트라 [출처=에반루트라 인스타그램]

그의 과시욕은 특별한 기준이 없습니다. 눈에 띄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습니다. 올 초엔 자기 집 거실에서 나체 여성들이 ‘샴페인 샤워’ 하는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강제로 삭제당하기도 했습니다. 

에반루트라는 지나치게 수위가 높은 동영상을 올렸단 이유로 콘텐츠를 강제로 삭제당하기도 했다 [출처=에반루트라 인스타그램]

물론 루트라가 투자활동을 전혀 안 한 건 아닙니다. ‘원더루프(Wonderloop)’같은 IT스타트업엔 우리돈 2800만원(2만5000달러) 정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런 소소한(?) 내용까지 자신의 홈페이지에 빼곡히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 돈이 자기가 번 돈인지 여부는 루트라 자신을 빼면 누구도 정확히 모릅니다. 

어찌됐건 그는 오늘도 ‘세계를 무대로 뛰는 자수성가 부자’라고 스스로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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