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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나봅시다, 양평원장 취임 100일] 민무숙 원장 “대학내 성범죄 ‘쉬쉬 문화’, 교육통해 없애고 싶다”
-성범죄 사각지대 대학에 예방교육 강화할 것
-무엇보다도 양성평등교육 품질 개선에 앞장


[헤럴드경제=김영상(대담) 사회섹션 에디터ㆍ박세환(정리) 기자]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양성평등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이를 통해 누구나 듣고 싶어 하는 전문강사를 배출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을 양성평등교육의 허브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민무숙 양성평등진흥원 원장이 “양평원을 양성평등교육의 허브기관으로 만들고, 교육 콘텐츠 업그레이드와 현장에 맞는 전문강사 배출에 힘을 쓰겠다”고 말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오는 29일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 원장 취임 100일을 맞는 민무숙 원장은 지난 21일 서울 불광동 양평원 본원에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민 원장은 지난 1월21일 제7대 양평원 원장에 취임해 석달동안 양평원 업무파악은 물론 일선 교육현장의 애로사항 점검에 집중했다. 그는 “원장 취임 이후 업무파악에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민 원장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여성가족부 여성인력기획관,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내며 20년간 연구직과 행정직을 두루 지낸 여성정책 전문가다. 여성정책의 이론과 정책집행 현장을 잘 아는 민 원장이지만 현장의 목소리에 대한 자세는 늘 겸허하다. 그는 “각각의 위치에서 여성정책 이론과 현실의 격차를 체감하면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했다”며 “현장은 늘 변하고 있고 새로운 니즈가 있는 만큼 내가 알고 있는 것에서 출발하기 보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근거해 양평원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는게 맞다”고 했다.

민 원장은 양평원 직원들을 ‘마케터’라고 칭한다.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공급자’로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해 듣고 싶게 유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세계적으로 국가가 예산을 마련해 양성평등 교육을 하는 기관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에 교육 콘텐츠와 교수방법 등 노하우를 전할 수 있는 허브기관이 돼야 합니다.”

민 원장은 이를 위해 기존 양성평등 교육 콘텐츠의 질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전문강사 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민 원장은 “양성평등 교육 콘텐츠는 현실의 변화를 외면하면 동떨어진 외침에 불과하다”며 “양성평등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대중에게 설명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전문강사 양성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민무숙 양성평등진흥원 원장이 “양평원을 양성평등교육의 허브기관으로 만들고, 교육 콘텐츠 업그레이드와 현장에 맞는 전문강사 배출에 힘을 쓰겠다”고 말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양평원은 교육기관의 전문성을 살려 집합교육과 사이버교육, 모바일교육 등 다양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계획 중이다. 올해 ‘교육과정협의회’ 운영, 외부 자문 등을 받아 현재 교육과정을 등을 검토하고 더 좋은 교육 콘텐츠 업그레이드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는 “이론적 전문성 뿐만 아니라 교육 대상자와의 소통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폭력예방교육의 수용성이 높도록 끊임없이 교수 방법을 개발하고, 맞춤형 강의 클리닉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민 원장은 특히 대학내 성폭력 예방활동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그동안 대학 내외부에서 갖가지 성관련 범죄가 일어나고 있지만 대학당국이 쉬쉬하며 감추고 개인간의 문제로 치부해왔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대학 내 성폭력 예방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활용도 높은 맞춤형 양성평등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양평원은 ‘우월적 지위에 의한 성폭력예방 근절대책’ 일환으로 대학 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활용한 ‘찾아가는 성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3회에 걸쳐 2350명에 대해 교육을 실시했으며 올해는 60개 대학 4만70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71회의 교육을 지원할 방침이다. 양평원은 이르면 다음달 초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 내 학생은 물론 교수, 직원 등의 적극적인 성폭력 예방교육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민 원장은 대학이 ‘안전한 캠퍼스’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직자와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력은 개인간의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재화해 있는 사회문제, 성차별 문제, 사회구조적 문제까지도 맞닿아 있다”면서 “지금도 대학의 보직자와 리더들은 폭력 예방교육 실시에 공감하고는 있지만, 좀 더 민감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더들은 학생들의 문제가 성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대학구성원 전체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 원장은 앞으로 양성평등 의식과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남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양성평등을 위해선 남성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각종 행사에 남성 리더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지금은 소수인 남성 강사를 많이 배출할 계획입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지난 2003년 설립된 양평원은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으로 양성평등 가치를 사회에 확산하기 위한 교육지원 활동과 여성역량강화 사업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무원 대상 성인지 교육과 7개 분야(성인지, 성별영향분석평가, 성폭력ㆍ성희롱ㆍ성매매ㆍ가정폭력 예방, 폭력예방 통합교육) 전문강사 양성, 여성 인재아카데미, 여성인재 데이터베이스(DB) 확충 사업을 한다. 이외에 대중매체 모니터링, 양성평등 시범학교 운영 등도 하고 있다.

greg@heraldcorp.com

■민무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프로필

▷1958년생 ▷이화여대 영문학 졸업 ▷서울대 교육사회학 석사 ▷일리노이대 교육사회학 박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여성가족부 여성인력기획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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