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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구조조정]조양호 회장 사재 출연 어떻게 될까?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한진해운이 25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대주주의 사재출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날 오전까지도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했다. 원래 예정된 공식 입장 발표도 취소하는 등 마지막까지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날 “그룹 차원에선 오늘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과 관련해서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며 현대상선 살리기에 나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례를 예로 들고 있다.

현 회장은 당시 사재를 출연하고 경영권을 내려놓는 결단을 내렸다.

다만 조양호 회장의 경우 현 회장과 달리 사재 출연 명분과 여력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조 회장이 처한 상황이 현대상선과는 다르다는 것. 한진해운은 국내 1호 선사로 당초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의 3남인 조수호 회장이 경영했다. 조수호 회장이 2006년 타계하면서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한해에만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결국 최 전 회장이 시아주버니인 조 회장에게 SOS를 치면서 2014년 조 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후에도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흑자로 전환할 때까지 급여를 받지 않겠다”며 한진해운 살리기에 매진했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쏟아부은 자금만 1조원대에 달한다. 한진해운의 부실이 한진그룹 전체로 불똥이 튀자 조 회장도 이제 더이상 한진해운을 안고가기 힘들다고 판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 회장 측에서도 사재 출연에 대한 입장을 굳히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은영 전 회장이 조양호 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한거라 원칙적으로는 최 회장이 사재 출연을 하는게 맞는건데, 이미 최 회장은 주식을 다 처분하고 손을 뗀 상황이라 난감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도 “현대상선 현정은 회장이 지금까지 벌어진 문제에 대해 경영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면, 조 회장은 어려워진 한진해운을 정상화하기 위해 구원투수 개념으로 들어간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경영권을 내놓는 마당에 추가로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전 회장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의 사재출연도 요구했다. 다만 현실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 씨는 이미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이는 한진해운 전체 주식의 0.39%에 해당하는 규모다.

결국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수준에서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은 추후 발생할 분쟁을 막기 위해 경영권 포기 각서를 함께 제출받는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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