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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의 고리, 엘니뇨에 불안한 지구… 필리핀서도 규모 5.0 지진(종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 겨울 최악의 엘니뇨로 인한 기상 이변에 몸살을 앓았던 지구촌이 잇단 자연재해에 다시금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가장 불안한 것은 ‘불의 고리’ 선상의 국가들이다. 일본, 에콰도르에 이어 20일에는 필리핀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17분께 필리핀 남부지역 다바오오리엔탈 동북쪽 16㎞ 지점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규모가 크지 않아 인명 피해나 경제적 손실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불의 고리에서 잇따라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불길한 징조다.

14ㆍ16일 구마모토 연쇄지진의 피해를 수습 중인 일본은 19일 현재까지 47명이 목숨을 잃었다. 8명의 실종자도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시점인 ‘골든타임’(72시간)을 넘기도록 구조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이재민 상당수가 자동차 안에서 생활하면서 혈액응고ㆍ심장마비 등을 유발하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와 같은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NHK에 따르면 50대 여성이 이로 인해 사망했으며, 2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에콰도르의 지진 피해는 더 크다. 19일 현재 사망 480명, 실종 1700명, 부상 2560명에 달한다. 실종자 상당수가 무너진 건물 잔해 등에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부상자 중 중상자도 많아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멕시코에서도 18일 포포카테페틀 화산이 폭발했는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000여명이 대피하는 등 주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고질라’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극심했던 엘니뇨의 여파도 아직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세계 평균기온이 13.92℃로 1880년 관측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20세기 전체의 3월 평균기온 12.7℃보다 1.22℃ 높다. 엘니뇨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엘니뇨 때 중남미에서는 홍수, 동남아에서는 가뭄이 든다. 실제 동남아는 최악의 가뭄으로 정치ㆍ경제ㆍ사회가 흉흉하다. 베트남에서는 농지가 모두 마르고 가축이 떼죽음을 당해 농업피해가 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경제성장률까지 크게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태국은 전체 77개 주 가운데 27개 주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며, 지난주 유명 물 축제 ‘송끄란’도 축소 시행했다. 또 필리핀에서는 이달 초 가뭄 대책을 요구하는 농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공권력과 충돌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남아프리카는 동남아보다 앞서 가뭄의 피해가 현실화된 바 있다. 레소토, 짐바브웨 등 대부분 남아프리카 국가는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1400만명이 기아에 처하게 됐다.

반대로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물폭탄이 터졌다. 우루과이에서는 지난 15일 홍수로 최소 8명이 목숨을 잃었고, 칠레도 16일 폭우가 시작되면서 산사태가 잇따르고 강물이 범람해 다수의 인명피해를 낳았다. 미국 텍사스 휴스톤에서도 18일 최대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4명이 사망하고 도시 기능이 마비돼 긴급 재난 사태가 선포됐다. 아메리카의 홍수는 곳곳에 물웅덩이를 만들어 모기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지카 바이러스 확산세를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독일 카를스루에공대의 지구물리학자 제임스 대니얼에 따르면, 1900년부터 2015년까지 자연재해로 전 세계 8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적 손실은 총 7조달러(약 8000조원)로 추산됐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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