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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마트 가습기 사태 사과 “예상 못한 사태에 시간 지나...100억 마련”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롯데마트가 자사의 PB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에 대해 사과를 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18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슴깊이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 발생 이후,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들을 위한 최선의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왔지만, 저희로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태를 접하다 보니 제대로 된 대안을 찾지 못하고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1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가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보상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김 대표는 “검찰 수사에 협조해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 발생간의 인과관계를 포함, 진상 규명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조사에 임하도록 하겠다”며 “검찰 수사 결과에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발표된 피해자와 그 가족분들을 위해 수사 종결시, 피해 보상 협의를 바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보상 방법에 대해 ▷피해보상 전담 조직 설치 ▷피해 보상 대상자 선정 기준, 피해보상 기준 검토 ▷피해보상 재원 마련 준비 등을 들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으로 사망하거나 폐 질환을 앓게 된 피해자들이 속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의문의 사망사건에 대한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2011년께 보건복지부의 역학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후 제조사와 판매사 등의 법적 책임을 놓고 오랜 공방이 지속됐다.

정부 조사 결과에서는 롯데마트의 PB 제품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22명이다. 2006년 롯데마트는 소규모 제조사와 손잡고 PHMG 원료를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다. 출시를 앞두고 컨설팅 업체로부터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도 받았다. 그러나 2011년 PHMG 원료의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원인이 된다는 정부 발표가 나왔고, 제품 판매는 전면 중단됐고제품은 전량 폐기됐다.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있는 판매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과와 보상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2011년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이후 5년여 동안 별 다른 방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가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를 앞두고 사과를 한 것에 대해 검찰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날 5년만에 나온 사과라는 점에서 진정성에 의문이 간다는 지적에 대해 김 대표는 “그간 여러가지 진상 규명이나 피해 관계 여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했는데, 부족했다”며 “더는 늦어서는 안된다는 심정으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대해 노병용 전 대표의 건의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내부 결정을 잘 못해 시간이 흘렀을 뿐이지, 이 결정은 전적으로 롯데마트의 결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의 사과가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준법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공언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피해 보상의 기준과 절차를 논의해야 하지만, 다른 제품을 같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피해 보상 대상자에서 제외한다는 등의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서 더 구체적인 사안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피해 보상 규모에 대해서는 “예상하기 힘들지만 저희는 100억원 정도의 재원은 마련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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