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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형근의 꿀잼툰] 자연의 역습, 한반도를 덮친다면?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크고 작은 지진이 해마다 발생하는 일본, 이번에는 규슈의 구마모토현을 강진이 강타했습니다. ‘고가도로가 도미노처럼 무너진’ 고베 대지진과 맞먹는 규모였지만, 6402명의 사망자를 낸 20년 전과 비교해 그 피해는 훨씬 적었습니다.

사실 한반도는 지진, 대규모 화산 폭발 등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안심만 할 수는 없습니다. 구마모토 지진이 수도권까지 진도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최근 백두산의 화산 분화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2배 면적의 마그마가 한순간 한반도 북부를 강타할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사진=웹툰 '심연의 하늘' 캡처]

한반도에 재난 상황이 발생한다면? 얼마 전 종영한 JTBC ‘디데이’에서도 다뤄졌지만, 이보다 더욱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 건 웹툰 ‘심연의 하늘’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보여준 정부의 무능한 재난 대처 능력, 전국 곳곳에 나타난 싱크홀에 대한 공포 등을 잘 녹여낸 수작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갑작스레 기억을 잃고 깨어난 한 10대 남학생.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을 못합니다. 주변은 칠흙같은 어둠뿐, 광화문 이순신 동상 주변을 흐르는 마그마, 지하 수백m 아래에 팽개쳐진 합정역 일대. 친근했던 일상의 공간 서울을 거대한 어둠이 집어삼켰습니다. 
[사진=웹툰 '심연의 하늘' 캡처]

두달간 혼수상태에서 갑자기 건강하게 깨어난 남자 주인공. 식인 집단과 인간의 살을 파먹는 벌레, 동물원을 탈출한 괴수의 공격에도 여차저차 목숨을 부지합니다. 마그마 아래로, 쇠파이프가 몸을 관통해도 상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미스터리한 놀라운 자가 치유력을 가진 주인공, 정부기관의 과학자인 아버지가 그에게 뭔가 실험을 행했다는 암시가 있을 뿐이죠. 그리고 결국, 싱크홀을 벗어나 지상으로 올라가지만 남은 건 방사능에 피폭된 세상입니다.
[사진=웹툰 '심연의 하늘' 캡처]

생존을 위해 짐승이 돼버린 타락한 인간들, 이기적인 정부 이러한 코드를 극한의 재난상황 속에 풀어냈습니다. 특히 ‘심연의 하늘’을 통해 남자 주인공의 삶에 대한 희망, 그리고 여주인공 혜율을 지키려는 모습에서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웹툰은 뒤로 갈수록 의문은 실타래 풀리듯 하나씩 답을 내놓습니다. 당시 싱크홀이 세간의 이목을 끌던 때와 세월호 참사 때 보여준 정부의 대처 등을 꼬집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작가 역시 웹툰 속에서 ‘싱크홀’ 생존자를 무참히 제거하는 공권력을 통해 정부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을 녹여냈습니다.
[사진=웹툰 '심연의 하늘' 캡처]

일본의 대지진을 바다 건너의 일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한반도는 재난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어쩌면 위험한 발상 일겁니다. 일본의 경우, 고베 대지진 이후 내진설계, 재난대처 메뉴얼을 강화해 피해가 현격하게 줄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우리는 재난 인식과 대처 메뉴얼 등이 미진한 편입니다. 단적인 예로 올 1월 기준 서울시내에서 내진대상 민간건축물은 총 28만7430동으로 이중 26.2%인 7만5192동만 내진설계가 돼 있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만일 상상조차 하기 싫은 ‘심연의 하늘’ 혹은 재난 상황이 펼쳐진다면? 그 결과는 정말 참혹할 겁니다.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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