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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존심 제대로 구긴 북한.. 태양절 무수단 발사 ‘완전실패’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15일을 기해 야심차게 발사한 무수단(BM-25) 미사일이 공중에서 폭발해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북한이 지난 1월 6일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완전 성공’이라고 밝힌 것에 빗대면 이번 발사는 ‘완전 실패’다.

북한이 중요한 명절로 여기는 김일성 생일, 이른바 태양절에 국제적으로 우려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강행했다가 국제적 망신을 당한 모양새다.

특히 이번 발사에서 북한 당국이 발사한 무수단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 직후 비행자세마저 제대로 잡지 못하고 공중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탄도 미사일은 발사 후 주엔진과 보조엔진의 출력으로 공중으로 솟구치며 비행자세를 잡은 뒤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궤적을 그린다.

미사일 하단 주엔진이 제자리를 잡고 보조엔진도 완벽한 밸런스를 이뤄야 미사일이 수직으로 상승하며 비행 자세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사상 최초로 시험발사에 나선 무수단은 점화 뒤 공중으로 솟구치는 과정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엔진과 보조엔진 등에서 결함이 발생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이다.

미사일 전문가들에 의하면, 엔진에는 연료통으로 연결되는 노즐들이 있는데 이런 노즐에서 결함이 발생해 연료나 산화제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무수단 미사일은 ‘다이메틸 하이드라진(UDMH)’이라는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이 연료는 추진력을 높여주기 위해 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한다. 노즐에서 문제가 생겨 연료나 산화제가 유출되면 점화된 분사구 불꽃과 만나 순식간에 연료통이 폭발한다.

북한은 지난 2007년 무수단을 실전 배치해 지금까지 한 번도 시험 발사를 하는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은 이번 실패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원인 분석과 기술 개발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미 사거리 1만㎞로 추정되는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한 이상, 무수단 오류 수정 등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발사한 노동 미사일 2발 중 1발이 공중 폭발하고, 이번에 또 무수단 미사일이 폭발해 내부적으로 대대적인 문책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날 무수단 발사 실패를 현장에서 지켜봤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는 이날 김 제1위원장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어쨌든 이번 발사 실패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의 상당수가 불량하거나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사일은 전쟁 초기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전략 무기인 만큼 미사일 오작동 또는 불량 가능성이 높은 북한의 군사력에 대한 평가 역시 하향될 전망이다.

통상 군에서 미사일 발사가 실패하면 같은 계열 미사일 추가 발사를 시도하며 안정성을 측정한다. 우리 군도 5조원 규모의 미군 전쟁예비탄약(WRSA탄)에서 불량이 감지돼 같은 계열 탄을 무작위로 시험 발사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북한이 무수단을 추가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의 로켓 엔진을 분리해 테스트한 뒤 재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발사를 기해 북한군은 더더욱 미사일 시험발사에 몰두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실험 등 더욱 다양한 고강도 도발에 나설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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