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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4ㆍ13] 野 권력지도 격변 예고…안철수 vs 문재인 숙명의 4번째 대결 앞둬
[헤럴드경제=신대원ㆍ박병국 기자] 4ㆍ13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고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하면서 야권지형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궁으로 빠졌다.

야권은 이번 총선 승리로 내년 대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모두 승리하면서 오히려 야권 내 갈등과 대결은 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대선과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 총선 등 세 차례 승부에서 승패를 결론내지 못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마지막이자 4번째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더민주와 국민의당 소속 거물들이 총선을 통해 대거 여의도에 입성하면서 야권지형도는 한층 더 복잡해진 형국이다.



▶더민주, 수도권 압승ㆍ호남 참패 희비=더민주는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였던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8곳에서 전패하는 등 호남에서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이 뼈아프다.

호남 참패는 문 전 대표에게 치명타다.

문 전 대표는 선거운동 막판 두 차례 호남을 방문하며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불출마는 물론 정계은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호남민심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14일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 대해 “문 전 대표가 거기를 꼭 가고 싶어해 그런가보다 했지만 호남민심을 달래는 데는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당 간판으로 나서 수도권과 야권의 험지인 부산과 경남 일부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이대로 주저앉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더민주가 새누리당 과반을 저지하고 제1당을 차지했는데 문 전 대표의 공이 크다”며 “문 전 대표에게 정계은퇴나 퇴진을 요구하기란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다만 “문 전 대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원에게 거취와 관련해 재신임을 묻는 절차를 밟을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좌초 위기의 제1야당을 총선 승리로 이끈 김 대표가 ‘킹 메이커’를 뛰어 넘어 ‘킹’ 역할을 하게될 지도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권도전 여부에 대해 “모르죠”라며 여지를 남겼다.

여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 돌아온 이해찬 의원과 중진의 추미애, 이종걸, 박영선 의원, 영남에서 당선된 김부겸, 김영환 전 의원, 그리고 광역단체장 출신의 송영길, 김두관 당선자까지 더해지면서 더민주 내 역학관계는 한층 더 복잡다단하게 흐를 전망이다.



▶국민의당, 4ㆍ13총선 최대 승자=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자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도 심판했지만 더민주도 심판했다고 본다”며 “더민주가 호남 28석 중 3석밖에 차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국민의당으로 텃밭을 양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안철수의, 안철수에 의한, 안철수를 위한 선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이번 선거의 최대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12월 ‘두려움을 안고 광야로’ 나서겠다며 더민주를 탈당한 안 대표는 애초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노원병에서의 승리는 물론 급조된 국민의당을 원내교섭단체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으로 이끌며 대권가도를 질주하게 됐다.

특히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8곳을 비롯해 호남을 석권함으로써 ‘야권의 적자’로서 한발 앞서게 됐다는 점은 가장 큰 재산이다.

안 대표는 당선 확정 뒤 “더 나은 삶, 그리고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시고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해주시면서 좋은 정치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 지속적으로 부탁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국민의당이 몸집을 불린 가운데 호남의 맹주격이 된 천정배 대표와 고향 전주에서 재기한 정동영 전 의원, 목포에서 4선 반열에 오른 박지원 의원 등은 의원 1명 이상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천 대표와 정 전 의원, 박 의원 등은 당 안팎에서 안 대표와 협력과 함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많은 것을 얻은 국민의당이지만 아쉬운 대목도 남는다. 무엇보다 신생정당이라는 한계 탓이라고는 하지만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호남 외에 다른 지역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더민주를 앞섰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더민주가 영남과 강원, 충청, 제주 등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전국정당 반열에 올라선 것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조차 ‘호남 포위론’이 제기될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당으로서는 향후 ‘호남당’이라는 한계를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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