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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4ㆍ13]국민은 ‘알파고’처럼 냉철했다, 현재를 ‘심판’하고 미래를 ‘경고’했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13일 방송 3사의 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 분석을 종합하면 새누리당이 ‘과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은 100석 이상을 무난히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투표일 전 목표치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출구조사대로라면 유권자의 선택은 ‘알파고’의 한수였다. 정치권 뿐 아니라 전문가들까지 아무도 예상못한 파격적인 결과다. 공천파동에 대한 뒤늦은사과와 박근혜 대통령의 거듭된 국정 운영 지지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여당과 정권을 표로 심판했다. 거듭된 여당 압승의 판세 전망과 여론조사 예측에도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선택이었다. 야권에는 더민주와 국민의당간에 대한 전략ㆍ교차투표로 심판의 메시지와 미래의 기회를 동시에 안겼다. 


1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당직자들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발표를 보고 환호하고 있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2016.04.13
1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당직자들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발표를 보고 환호하고 있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2016.04.13


유권자들은 야권분열로 수도권에서의 참패가 예상됐던 더민주에 전략적 투표를 함으로써 최악의 상황에서 구했다.하지만 비례대표 투표에선 국민의당에 기대 이상의 지지를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민주에게 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정권교체세력으로서의 지위는 인정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국민의당엔 ‘기회’를 줬지만 ‘완전한 신뢰’는 부여하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가능성만 인정받은 ‘미생’이다.





이로써 국민들은 여당의 ‘오만의 정치’와 더민주의 대안 없이 ‘발목잡기의 정치’와 국민의당의 ‘신뢰 못 주는 정치’ 모두를 심판했다.

과거와 현재를 심판하는 동시에 유권자들은 여야 각당에게 미래에 대한 경고와 기회를 모두에게 줬다. 미래란 ‘대권’이다. 이번 총선은 19대 대통령 선거를 1년 8개월 앞두고 치러졌다. 출구조사가 보여주는 표심은 ‘변하지 않는 자에겐 기회가 없다’는 경고이고, ‘스스로 혁신하는 자에게만 미래를 허락하겠다’는 국민의 의지다.

출구조사 결과로 예측된 총선 결과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당 모두 원점에 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상가능한 최악의 예측 속에 선 새누리당은 친박이나 비박이나 모두 패배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근혜 대통령은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재정립하지 않으면 레임덕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공천파동을 주도한 친박계와 이를 사실상 방기하다시피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특단의 당 쇄신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대선을 앞두고 걷잡을 수 없는 위기를 면할 수 없다. 오세훈 김문수 등 잠룡들의 몰락이 현실화되면 당내 자원으로는 해결 불가능의 상황에 당면한다. ‘반기문 대망론’이 당장 힘을 얻게 될 가능성이다.

분열 속 ‘여소야대’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측되는 야권은 대권 후보의 혼전이 예상된다. 더민주는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맹주 자리를 내놓을 것이 확실시되지만 수도권에선 크게 이길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더민주의 선전을 견인한 주인공이 누구인가, 김종인 대표냐 문재인 전 대표냐를 두고 격론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의패배책임과 수도권 승리를 두고 대권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야권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도 불가피하다. 대구에서 31년만에 야당의 깃발을 꽂을 것으로 예상되는 김부겸 후보나 여권 대표 잠룡으로 꼽히던 오세훈 후보를 제칠 것으로 예상된 정세균 더민주 후보도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여전히 건재하다.

출구조사로 예측한 총선 결과는 국민들이 여야 각당 모두, 그리고 대권주자 전부를 미래에의 시험대 위에 올렸다는것을 보여준다. 혁신 없이는 냉혹하게 버려지는 정글의 숲으로 말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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