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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수록 끈끈해지는 車와 IT의 ‘합종연횡’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최근 개최된 세계 최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16’. 여기서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길 프랫(Gill Pratt) 도요타 연구소 CEO가 엔비디아 기술로 구현한 토요타의 자율주행연구를 소개했다.

프랫 CEO는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1조 마일(약 4.8조㎞)짜리 문제라고 부르는데, 이는 평균 연간 1만 마일을 운전하는 도요타 차량이 전 세계에 약 1억대 운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도요타 자동차가 한해 총 1조 마일을 달리는 동안, 아주 작은 결함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자율주행을 포함한 신기술 도입은 그만큼 어려운 과제라는 의미다. 

GTC2016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 기술 기반의 자율주행연구를 소개하는 길 프랫 도요타 연구소 CEO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프랫 CEO는 엔비디아의 GPU를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미식축구장 크기에 달하는 도요타의 시뮬레이션 시설을 공개했다. 자동차의 온갖 종류의 움직임에 대한 실험이 가능한 이 시설에서 도요타는 GPU가 구현한 시각 이미지에 기반한 시뮬레이션 작업으로 신기술을 검증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등 새로운 이동성(모빌리티) 기술이 미래의 블루칩으로 자리잡으면서 자동차와 IT기업 간 협력이 갈수록 긴밀해지고 있다.

자동차 기업은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는 대상(하드웨어)을 제공하고 IT기업은 여기에 태울 수 있는 콘텐츠(소프트웨어)를 접목시키면서 자동차와 IT의 합종연횡이 점점 끈끈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IT기업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16’도 자동차와 IT가 공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이는 세계적인 컴퓨터용 그래픽 처리장치 전문회사 엔비디아가 개최한 컨퍼런스로 여기에는 아우디, 포드,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GM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벤츠의 지오펜싱 모델

향후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시각적 정보가 더욱 다양해지고 양도 크게 늘어나 자동차에 그래픽 처리장치가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자율주행차를 위한 드라이브 PX, PX2 플랫폼을 개발해 완성차 브랜드와 자동차 부품사 등 80여개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그동안 독자적인 기술체계를 구축해온 현대차와 기아차도 커넥티드카 만큼은 글로벌 기업들과 적극 협업키로 했다. 현대ㆍ기아차가 꼽은 커넥티드카 기반의 핵심 기술은 ▷자동차의 대용량ㆍ초고속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차량 네트워크’ ▷자동차가 생성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디지털 환경에서의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 의미있는 데이터로 재가공하는 ‘빅데이터’ ▷통합적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커넥티드카 보안’ 등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같은 기술들을 조기에 확보하고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주요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커넥티드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IT업체 및 통신 기기 업체와의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가전 업체들과는 스마트 홈을 포함해 디스플레이, 메모리, 센서, 배터리 등 부문에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통신망 사용을 위한 이동통신사와의 협업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인포테인먼트 규격을 선정하기 위한 협력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앙처리장치(CPU)에 들어갈 핵심칩 선정을 놓고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분야별 반도체 최강자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는 구글에 인수된 주거 자동화 전문회사인 네스트(Nest)와 협력해 자동차가 집에 가까이 가면 집안 전등을 켜거나 난방기를 작동시키는 지오펜싱(geofencing) 모델을 선보였다.

BMW는 작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스마트씽스(SmartThings)와의 협력을 통해 BMW 차량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커넥티드 드라이브’로 자동차를 스마트홈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마존 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한 포드

폴크스바겐 역시 LG전자, 도어버드와 협력해 지오펜싱과 더불어 가전 및 로봇 제어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또 원격 영상을 통해 차량 내에서 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포드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술인 알렉사(Alexa)를 통해 집 안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나아가 자동차 기업끼리도 손을 잡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포드와의 협력을 통해 포드의 스마트폰 연동 기술인 스마트 디바이스 링크(Smart Device Link, SDL)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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