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의 주인공은 문어 ‘잉키’. 2014년 바다에서 어부에게 잡혀 뉴질랜드 국립 네이피어 수족관에 오게 됐다.
그러나 2년여의 ‘수감 생활’은 최근 끝이 났다. 잉키는 수족관 직원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족관 위쪽에 나 있는 조그만 구멍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바닥으로 내려온 다음 곧장 바닥을 기어 배수 파이프가 있는 곳으로 가 몸을 구겨 넣었다. 배수 파이프는 150mm에 불과해 야구공(230mm) 하나도 들어가기 힘든 몸이었지만, 잉크는 럭비공 크기 만한 자신의 몸을 찌부러뜨렸다. 배수관은 인근에 있는 바다로 이어져 있다.
[사진=123rf] |
주변의 지형지물을 다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거침없는 행보였다. 잉키의 탈출 경로를 조사한 전문가들은 많은 생각을 가능한 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수족관 매니저 롭 야렐은 잉키가 대부분의 문어처럼 혼자 조용히 숨어 있기를 좋아했지만, 호기심이 많고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가 빨랐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문어들은 항상 뭔가를 탐구한다. 그래서 잉키가 대탈출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앵무새 부리처럼 생긴 입만 들어가면 어떤 좁은 공간에도 몸을 쑤셔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13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신출귀몰한 대탈출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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