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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가 된 간이역 24곳, 이번엔 사진예술 소재가 된다
[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선임기자] 지금은 문화재가 된 충북 제천의 간이역 공전역은 가수 이규석의 ‘기차와 소나무’(1988년)라는 노래 가사와 닮았다.

‘기차가 서지않은 간이역에 키작은 소나무 하나/ 기차가 지날 때마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남겨진 이야기만 뒹구는 역에 키작은 소나무 하나/ 낮은 귀를 열고서 살며시 턱을 고인다/ 사람들에게 잊혀진 이야기는 산이 되고/ 우리들에게 버려진 추억들은 나무되어/ 기적 소리 없는 아침이면 마주하고 노랠 부르네….’

공전역은 2008년 영업을 중단하고 지금은 힐링목공예예술공간인 ‘우드트레인’으로 탈바꿈했다. 영화 ‘박하사탕’에서 남자 주인공 설경구가 달려오는 기차를 등지고 두팔을 벌리며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절규하던 곳이다.

익산 춘포역 [사진 출처=익산문화재단]

지금은 문화재가 된 24개 간이역의 옛 추억으로 돌아가려는 감성관광객이 늘고 있다. 코레일은 12일 추억의 이 간이역들을 사진으로 담아 온 국민과 공유하자고 당부했다.

전북 익산의 춘포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간이역 중 하나이다. 1914년 지어질 당시 ‘대장역’이었다. 일제가 수탈한 쌀을 운반할 목적으로 지었으나, 일본이 패망한 뒤엔 꿈을 안고 상경하던 젊은이들이 이농하고, 어머니가 서울로 간 자식들에게 줄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떠나던 개찰구였다. 2011년 폐역된 뒤 이듬해 문화재가 됐다.

삼척의 도경리역 주변엔 예나 지금이나 민가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강릉이 종착역인 영동선 완행열차에서는 많은 손님이 이곳에서 우수수 하차한다. 도경리에서 한바탕 손님들이 내리고 나면, 북평, 묵호, 강릉 가는 승객들은 다소 여유를 갖는다. 인적 드문 도경리역은 삼척시내로 가는 손님들이 내리는 곳이었다.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플랫폼을 뛰는 손님도 많았다. 민가는 없는데 사람이 잔뜩 내리는 도경리역은 주변 도로교통망이 시원하게 뚫리면서 경유 손님 마저 사라진 역이 돼 버렸고 2008년 3월 문을 닫은 뒤 문화재로 등록됐다.

건축학 개론 촬영지인 양평 구둔역, 대학생들이 경춘선 완행(비둘기호) 타고 MT가면서 놀러가지 못하는 또래 육사 친구들을 떠올리며 잠시 숙연해지는 화랑대역, 서양식 간이역과 일본식 가옥을 결합한 건축양식으로 눈길을 끄는 군산 임피역, 벚꽃이 아름다운 문경의 옛 탄광촌 가은역은 이제 모두 문화재가 됐다.

코레일은 오는 15일부터 한 달간 간이역 사진 국민 공모전을 진행한다. 추억을 담아준 고마움에 선물도 준비했다. 접수마감은 오는 6월15일이며 1인당 3점까지 이메일(ksh7788@korail.com)로 응모할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그동안 코레일은 24개 간이역을 문화재로 등록보존하고 있으며 명예역장 위촉, 문화디자인 프로젝트, 관광명소화 추진 등 간이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간이역의 아름다움을 모든 국민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공모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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