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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4·13총선] 다자대결 ‘차선의 후보’ 선택…‘투표의 역설’ 현실화 가능성
하루 앞으로 다가온 4ㆍ13 총선에선 다수 유권자가 가장 원하는 후보가 아닌 차상위 혹은 차하위의 후보가 당선된다는 ‘투표의 역설’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투표의 역설’이란 3명 이상의 유권자가 3명 이상의 후보를 대상으로 선호도 순위를 매기고, 결선 투표 방식의 양자 선택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경우 최우선 순위의 후보가 뽑히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수학 이론이다. 다수결ㆍ과반수 투표 원칙의 허점을 지적하는 이론으로 처음 주창한 학자의 이름을 붙여 ‘콩도르세의 역설’이라고도 부른다. 핵심은 양자대결이 아닌 3자 이상의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할 경우 최선이 아닌 차선 혹은 차악의 당선자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투표의 역설’이 우려되는 이유는 여야가 각각 분열되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여야 1대1 구도가 무너지고 ‘일여다야’(一與多野)와 ‘다여다야’(多與多野)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야권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으로 삼분됐고 여권은 일부 지역에서 새누리당과 비박계(非박근혜계) 무소속 후보로 나뉘어졌다. 진보정당을 자임하는 정의당을 제외하고서라도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이념ㆍ노선의 차별성이 적다. 새누리당과 여권 무소속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전통적인 여야 지지층은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도와 심판론ㆍ당선가능성을 저울질해야하는 입장이다.

당장 더민주는 야권 성향 유권자들에게 ‘전략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여당을 심판하기 위해 당선가능한 제 1야당에 표를 몰아달라는 것이다. 더민주보다는 국민의당 혹은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약세라고 판단이 되는 지역구의 야권 지지성향 유권자들은 자신의 선호 대신 ‘당선 가능성’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 더민주가 주장하는 ‘전략투표’다. 똑같은 논리가 새누리당과 여권 무소속 후보 사이에서 갈등하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도 나타날 수 있다.

전국 판세에선 더민주에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교차투표’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지역구에선 ‘당선가능성’을 보고 찍어도 비례대표에서는 지지정당에 표를 달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일여다야 구도의 지역구에선 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더 많아도 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다. 여야 1대1구도가 무너짐으로써 지역구 전체의 ‘표심’과 상반된 후보가 당선되는 ‘투표의 역설’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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