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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로 칼로리의 유혹…사카린에 끌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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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하루 아침에 당분의 유혹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다. 당뇨 환자의 경우, 저혈당이 올 때는 당분 섭취를 해줘야 한다. 이런 당뇨환자나 비만 환자를 위해 부상하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인공 감미료’다. 그 중에서도 ‘사카린’(saccharine)은 인공 감미료의 선봉장에 있다.

사카린은 1879년 2월 존스 홉킨스 대학의 화학교수인 아이라 렘슨과 그의 제자 콘스탄틴 팔베르크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 팔베르크는 타르에 포함된 화학물질의 산화 반응을 연구하던 중 하루는 실험 후 손을 씻지 않고 빵을 먹다가 단 맛을 느꼈다. 이 단맛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다음 날 실험기구를 조사한 그는 단맛을 내는 물질이 사카린이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렘슨과 공동논문으로 발표했다.

'리얼푸드'에 따르면 사카린은 설탕의 300배나 되는 당도를 자랑하지만 칼로리를 내지 않아 우리 몸 밖으로 그대로 배출된다. 때문에 다이어트나 당뇨 식품 등에 널리 사용됐다. 

[사진=tvanouvelles]

사카린이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각종 실험을 통해 정상적인 사용농도와 방법으로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이 났다.

지난달 23일 플로리다 의과 대학의 로버트 메케네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사카린이 오히려 항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교수는 실험결과 사카린이 암의 증식을 야기하는 탄산탈수효소 IX라는 단일 단백질을 비활성화시킴으로써 항암 효과를 발휘했다고 밝혔다. 탄산탈수효소 IX는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에 필요한 적정 산도를 유지하는 단백질로, 건강한 인체 세포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사카린은 이 단백질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카린은 해외 의학계에서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감미료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당뇨의학협회는 비만ㆍ당뇨환자들에게 단맛이 당길 경우, 설탕 대신 사카린을 사용해 조리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젓갈류, 절임식품, 조림식품, 김치류, 음료류, 어육가공품, 건강기능식품, 체중조절용 조제 식품 등에만 사카린 사용이 허용되고 있다. 식품의약청의 규제 내용에 따르면 현재 과자, 사탕, 빙과, 빵, 아이스크림 등 기호식품을 제조할 때 사카린 사용은 금지돼 있다.

물론, ‘합성첨가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많다. 하지만 사카린은 천연 고감미 감미제인 스테비오사이드와 사용상 제한이 없는 아스파탐보다 ‘유해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사카린에는 중추신경을 마비시킬 수 있는 페닐알라닌이 없기 때문이다. 아스파탐의 성분 중 하나인 필수아미노산의 페닐알라닌은 인체에 과도하게 축적될 경우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킨다. 때문에 분해효소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페닐알라닌은 필수아미노산이지만 이를 대사하지 못하는 페닐케톤뇨증 환자에게도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이지 일반인에게 페닐알라닌이 위험할 이유가 없다. 아스파탐의 대사물 중에서 문제가 된다는 메탄올도 극히 미량이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달다. 콜라 500㎖ 작은 병에 설탕이 50g 정도 들어갈 때 아스파탐은 0.25g 정도만 넣으면 된다. 이때 생성 가능한 메탄올의 양은 과일주스에 들어있는 메탄올의 양보다 적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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