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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없는 사회’ 성큼…은행 ATM 애물단지로
인터넷뱅킹등 늘면서 수요감소
막대한 운영비·보안사고등 부담
은행들 해마다 운영대수 줄여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은행 현금입출금기(ATMㆍCD)가 50여년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조만간 ‘현금없는 사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비대면거래에 밀린 ATM기 등 자동화기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수년 째 적자에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하면서 은행들도 매년 자동화기기 운영대수를 줄이고 있다.

5일 헤럴드경제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신한ㆍKB국민ㆍ우리ㆍKEB하나ㆍIBK기업 등 국내 5대 은행의 ATMㆍCD기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만 9611대로, 전년대비 1378대(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화기기는 지점 내 있거나 외부에 설치돼 있는데 지난해 통폐합된 지점이 늘어나면서 자동화기기 수도 크게 줄었다.국내 5대 은행의 ATMㆍCD기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2만 9611대로, 전년대비 1378대(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899대)보다 감소폭도 더 커졌다.

자동화기기는 지점 내 있거나 외부에 설치돼 있는데 지난해 통폐합된 지점이 늘어나면서 자동화기기 수도 크게 줄었다.

가장 많이 줄어든 은행은 신한(598대)이었고 이어 ▷ KEB하나(248대)▷우리(202대)▷KB국민(186대)▷IBK기업(94대) 순이었다.

CD기는 출금만 가능하고 ATM은 현금 입출금이 모두 가능한 자동화기기다.

은행들이 입출금기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ATM (점포 밖) 한 대당 임대료와 유지ㆍ보수로 연간 2000만원 가까이 드는 반면, 수수료 수익은 1000만원대 초반인 ATM이 적지 않다.

통상 한 대를 운영하는데 연간 160만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1년 금융감독당국의 주도로 은행들의 ATM 수수료를 일제히 줄인 영향이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 “자동화기기로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입으로는 운영비도 대기 힘든데다, 인력을 조정하는 것보다 기계를 줄이는 게 훨씬 손쉬운 측면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점포 밖에 설치되는 ATM도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ATM기에서 카드 복제기가 발견되는 등 보안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은행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ATM기 숫자는 인구 10만명당 282대로, OECD 34개국 중 미국(173대) 일본(128대) 등을 앞서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시대적 변화도 거스를 수 없다.

카드사용이 늘고 모바일ㆍ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방식의 자금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자동화기기의 사용 비중도 감소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시 비대면거래 비중은 88.7%를 차지했다.

특히 인터넷뱅킹(39.4%)은 200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CDㆍATM(37.7%) 비중을 앞질렀다. 현금사용이 줄면서 한국은행은 2020년 중장기 결제업무 추진전략 중 하나로 ‘현금 없는 사회’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동전’이나 ‘지폐’를 현물거래가 아닌 계좌나 모바일 거래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은행들은 자동화기기 자체를 없애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기기활용능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이나 사회소외계층들은 여전히 ATM사용률이 높고 지점과 ATM의 접근성이 고객들의 주거래은행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줄일 경우 창구의 업무가 늘어나는 것도 부담요인 중 하나다.

고객의 편의는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점포 외부에 설치된 자동화코너를 은행들이 각자 운영하는 대신 공동 운영하면 비용은 대폭 줄고, 고객들도 타행 공동망 이용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제휴를 통한 밴사의 ATM 도입시 비용이 30%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황혜진 기자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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