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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엔 인상에 고개 숙인 한 기업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제과업체들이 소리소문없이 가격인상에 나설 때 일본의 한 빙과업체가 25년 만의 가격 인상에 고개 숙여 사과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내에서 가장 싸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 “가리가리 군”의 제조업체 ‘아카기 유업’(赤城乳業)이 2일 25년 만의 가격인상을 사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개당 60엔에서 70엔(소비세 불포함) 인상한 것에 대한 사과 영상이었다.

25년 만에 가격 인상을 사죄하는 “가리가리 군” 아이스크림의 아카기 유업 [자료=유튜브 캡쳐]

영상은 작곡가 다카다 와타루(高田渡)의 ‘가격인상’(値上げ)이라는 곡과 함께 아카기 유업의 이노우에 히데키 대표이사와 직원 100여 명이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가격을 인상하고 싶지 않았어~ 연내 인상은 생각하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인상을 보류하고 싶어~”는 가사와 함께 영상에는 “25년 간 버텼지만 결국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는 자막이 올라왔다. 업체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1일자 광고면을 통해서도 고객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진을 올렸다.

이들이 인상한 가격은 단돈 10엔이다. 10엔은 한화로 약 102원이다. 소비세 포함 663원이었던 아이스크림을 774원으로 올렸다고 대표이사와 직원 100여 명이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이다. 아카기 유업의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지 이틀 만에 조회수 10만 회를 웃돌았다.

아카기유업의 진심 어린 사과는 일본 사회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을 무난히 넘기기 위해 조용히 넘기려고 할 텐데 광고를 보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비자들이 대거 등장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위터 등 SNS에는 “25년 간 100엔 이하로 가격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며 “오히려 지금까지 60엔에 판매해줘서 고맙다. 올해도 가리가리 군을 사먹을 것”이라는 글이 쇄도 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가리가리 군” 아이스크림의 가격 인상에 사과하는 광고를 실은 아카기 유업 [자료=트위터]

지난 1일 일본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면서 일본 제과업을 포함한 식품업계는 원자재 및 인건비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최소 8%에서 최대 35%까지 인상했다. 아카기유업도 이 기류에 편승해 아이스크림 “가리가리 군”의 가격을 25년 만에 인상한 것이다.

일본의 일반 아이스크림 가격은 평균 124엔(약 1270원)에 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서 25년 간 소매가격 60엔을 유지해온 아카기 유업은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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