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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담긴‘애증의 애플’
스마트폰 부품·AP공급 ‘최대 고객’
작년 최소 6兆 규모…매출처 비중 14%
특허소송에선 물러설수 없는 경쟁자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은 애플이였다. 그렇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소송도 마다하지 않는 ‘최고의 적수’다. 삼성전자가 1일 공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이 같은 애플과 ‘애증’의 관계가 그대로 담겨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5대 매출처는 애플과 도이치 텔레콤, 소프트방크, 버라이즌, 베스트바이다. 이들 5대 매출처의 비중은 전체 매출 대비 약 14%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취급하는 유럽과 일본, 미국의 주요 통신사, 그리고 스마트폰 뿐 아니라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대규모로 매입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주로 파는 대형 양판점이 핵심 소비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애플이다. 아이폰을 만들어 파는 애플은 역시 스마트폰이 주력 제품인 삼성전자의 시장 최대 라이벌이다. 하지만 애플은 경쟁자인 삼성전자로부터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와 메인 프로세서(AP) 등을 공급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이 약 200조원이고, 5대 주요 매출처의 비중이 14%인 것을 감안하면,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대가로 최소 6조원이 넘는 돈을 지불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이런 기묘한 동거 관계는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삼성전자는 당시 주요 매출처로 소니와 애플, 델, HP, 베스트바이를 꼽았다. 당시 소니는 삼성전자로부터 LCD를 주로 공급 받으며,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4.4%를 담당하는 최고의 고객이 됐다. 애플은 소니에 이어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4%를 차지하는 2위 핵심 고객으로, 반도체와 LCD 등을 주로 공급 받았다.

2011년에는 삼성전자의 핵심 고객 소개 글에서 소니와 애플의 순서가 자리바꿈했다. 삼성전자는 “당사의 주요 매출처는 애플과 소니, 베스트바이, HP, 델 등”이며 “주요 5대 매출처에 대한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 대비 약 1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직전 해 0.4%포인트 차이로 문장의 맨 앞자리와 바로 뒷 자리에 이름을 올렸던 두 회사의 모습을 감안하면, 2011년부터 두 회사의 구매 순위가 바뀌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애플은 지난해까지 삼성전자가 꼽은 5대 주요 매출처에서 매번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이 항상 사이가 좋은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는 애플과 소송에 대해 상세한 기술이 담겨있다. “애플사와 특허관련 소송이 미국에서 진행중”이라며 2012년 첫 판결부터 올해 3월22일 절차 정지까지 자세하게 기술했다. 특히 해당 설명 마지막에는 “2016년 2월 26일 항소법원은 1심 판결을 번복하여 애플사의 기술특허 관련하여 비침해 또는 무효를 판단하고 손해액을 파기하는 판결을 선고했다”며 “당사는 항소법원 판결을 기초로 1심 법원의 판매금지결정을 취소시킬 예정”이라고 삼성전자의 우세를 강조했다. 2011년 사업보고서부터 기술된 애플과 소송을 담은 내용 중, 지난해 사업보고서의 내용은 가장 길고 또 승리를 자신하는 내용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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