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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KB의 현대證 인수, 성패는 시너지 극대화
KB금융이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된다. 아직은 우선협상대상자 입장이지만 오는 5~6월께면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쉽지않은 과정이었다.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에 이어 2전3기 만에 거둔 성과다.

대형 증권사 인수는 KB금융의 숙원 사업이었다. 은행업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지 않고서는 리딩뱅크의 지위를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력 계열사인 은행권의 업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신한금융의 압도적인 금융지주 성적은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의 뒷받침 덕분이다.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케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KB금융은 은행 부문이 순이익의 67%를 차지했다. 카드 22%, 증권은 3%에 불과했다. 규모가 작고 경쟁력이 뒤처지는 KB투자증권만으로는 불가능했다. 이제 KB금융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LIG손해보험까지 명실상부한 성장엔진을 모두 갖췄다. 3500만명의 고객기반과 380조원의 자산은 리딩뱅크로서 손색이 없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성과와 내용이다. KB는 영욕(榮辱)이 많은 기업이다. CEO의 인사에서 유독 당국의 손을 많이 탔다. 관치금융의 상징으로 자주 거론되는 이유다. 2000년 이후엔 더욱 그랬다. 경영의 흑역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장과 은행장, 금융지주 사장이 대부분 징계와 임기전 퇴임으로 KB 역사에 얼룩을 만들었다.

그나마 윤종규 회장은 그중 가장 관치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다. 노동조합과 별 마찰없이 취임한 것도 그런 이유다. 그가 소란없이 자리를 잡아가는 1년여의 과정중 관심을 모으는 것이 올해 초 비은행계열 총괄 책임을 담당하는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의 영입이었다. 요즘 지주 사장은 쇠퇴해가는 시스템이다. 애매한 역할분담으로 부작용이 많았다. 이때문에 이번 현대증권의 인수는 두 사람의 호흡을 보는 중요한 시험대였다. 결과적으로 옛 국민은행 출신 두 CEO는 오랜만에 맞춘 호흡에서 좋은 결실을 거뒀다. 첫 단추는 훌륭히 꿰어진 셈이다. 1조원대의 인수가격이 높다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가격으로 볼 수 없는 문제다. 게다가 최종까지 경합한 한국금융과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고 한다. ‘승자의 저주’로부터 자유롭다는 얘기다. 현대증권 인수의 성패는 결국 향후 최고경영진 간의 조화와 시너지에 달려있다.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비롯한 많은 상품들의 교차판매와 고객 마케팅 등 시너지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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