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예상했지만 너무 빠른 고령화, 치밀하게 대응해야
오는 2050년이면 한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노인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 내용이 그렇다. 한국의 노인 인구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는 건 이미 예견된 일이기는 하나그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빨라 걱정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세계 총인구 가운데 8.5%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다. 그러나 이 비중은 2050년이면 17%까지 늘 것이라고 한다. 노인비율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그 비중이 다른 나라 평균의 두 배가 넘는 35.9%까지 치솟아 일본(40.1%) 다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속도다. 지금은 노인 비율이 13% 정도로 고령 국가 순서로 따지면 상위 25위권에도 끼지 않는다. 그런데 불과 30여년 뒤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게 NIH 분석이다. 출산율은 낮은데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나 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은 불가피한 현상이나 그 숨가쁜 진행이 당혹스럽다.

문제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준비를 잘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우선 저출산 고령화는 인구 감소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경우 2030년이면 총 인구가 정점을 찍고, 이후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전체 인구는 줄고, 노인만 많아지면 결국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적어지게 된다. 국가 경제를 끌고 나가는 데 최소 노동력조차 부족하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출산 장려 대책과 함께 외국인 노동 이민 수용 등 근본적 해결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시급한 건 두터워지는 노령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벌어놓은 건 자식 뒷바라지에 다 쓰고 은퇴 후 마땅한 소득은 없으니 가난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다 병이라도 나면 결국 빚이 늘어 최하층민으로 전락하게 된다. 노인 파산자(선고자의 25%)가 급증하는 건 이런 이유다. 이러니 노인 자살률도 세계 최고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100세 시대를 맞았다고 하나 준비없는 노후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일 뿐이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늘리고, 연금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노령층의 경제력을 키워줘야 한다. 사적 연금의 세제 지원 확대는 필수다. 노인들의 자생 능력이 높아지면 정부의 복지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런 준비를 지금부터 차곡차곡 해 나가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