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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후 신드롬, 정의사회학③] 여군 1만명 시대 눈앞…“우린 여군 아닌 군인이다”
-“여군, 선택 쉽지않은 길인 만큼 사명감 크지만…선입견 여전” 한목소리



[헤럴드경제=박혜림ㆍ구민정ㆍ김성우 기자]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부터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까지, 군대를 둘러싼 ‘남성의 전유’, ‘여자는 안된다’ 등의 선입견을 타파하는 ‘센 언니’들이 등장하며 여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야전의 여군들은 이같은 관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자신들을 ‘군인’이 아닌 ‘여군’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30일 국방부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여군 1만명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국방부는 올해 초 기준 9750여명에 달하는 육해공군 전체 여군의 숫자가 올해 말까지 1만49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쟁도 치열하다. 매년 250명을 뽑는 여군 학군단(ROTC)의 경쟁률은 6대 1에 육박한다. 휴학 후 재수에 삼수까지 할 정도로 여군에 대한 인기는 높다.


사진=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 공식 홈페이지

숙명여대 ROTC후보생 최도윤(23ㆍ여) 씨는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개인적으론 대한민국을 다른 나라로부터 좀 더 직접적으로 지키는 사람이 군인이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며 “나도 한 번 떨어져서 다시 지원했고, 주위 준비생들도 정말 치열하게 준비하더라”고 했다. 또 다른 후보생 최모(26ㆍ여) 씨도 “내가 체육학과라 주위에 남학우들이 많은데, 다들 군대가는 것을 보니 나도 뭔가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ROTC 지원 동기를 털어놨다.

여군에 대한 인기가 하늘을 치솟고 있지만, 야전의 여군들이 느끼는 아쉬움도 크다. 내부의 인식은 개선되는 중이지만, 아직도 외부에선 여군을 남성 위주 조직의 ‘곁가지’로 치부하며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2항공여단 603항공대대 소속 장시정(35ㆍ여) 소령은 “여군이라는 길이 선택하기 쉽지 않은 길이기에, 상당수 여군들이 직업의식과 소명의식을 안고 살아간다”며 “다들 사명감을 갖고 지원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만큼 외부에서도 ‘여자’라는 호기심보다는 군인 자체로만 봐줬으면 한다”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 방송사의 육군사관학교 ‘가입교’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육사에 입학했던 장 소령은 중대장직을 맡고 있는 동시에 육군을 대표하는 헬기 UH-60 조종사다.

39사단 정비근무대 소속 조주연(28ㆍ여) 중사도 “(다른 여성들이 예쁜 옷을 입을 때) 나는 군복을 입고 임무를 완수하는 내가 더 멋있고 자랑스러웠다”며 “여군도 나라를 수호하고 있다는 숭고함과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일념 하나는 남군만큼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군은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 전투체육 시간마다 3㎞씩 뜀걸음을 했고, 그 결과 전투병과가 아닌데도 2년 연속 특급전사로 선발되기도 했다.

조 중사는 “아직도 여군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진 않지만, 여군들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군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들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와 바람을 전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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